
저성장으로 조기에 퇴직하는 인력이 늘어나면서 중장년층의 재취업 또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22일 어려운 관문을 뚫고 일자리 찾기에 성공한 중장년 구직자들의 유형별 재취업 성공비결을 공개했다.
◇"눈높이를 조정하니 재취업 활로가 열렸다"
20년간 대기업 기획부서와 해외영업부서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K(56)씨. 중견기업 임원으로 이직하며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지만, 2014년 말 예측 못 한 시장 상황 급변으로 하루 아침에 구직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재취업 시장에서 50대 중반의 나이와 고(高)스펙이 걸림돌로 작용했고, 창업도 자금문제로 여의치 않아 1년 넘게 구직활동을 하던 K씨.
올해 4월 구직 등록을 해둔 전경련일자리센터로부터 중소기업 해외영업팀장으로 지원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K씨는 CEO에서 팀장으로 직급이 바뀌고 연봉 또한 대기업 신입사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마음을 다잡고 입사, 현재 신입사원 못지않은 열정으로 새로운 길을 내디디고 있다.
이인숙 전경련 일자리센터 선임컨설턴트는 "최근 들어 채용기업의 제시연봉과 중장년 구직자들의 희망연봉과의 차이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봉수준에 연연하기보다 공백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재취업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업무전문성을 살려라
예순이 넘은 나이에 꾸준한 구직 활동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H(61)씨는 기계설비 관련 전문가로 통했다.
하지만 30년이 넘는 기계설비 직장 경험에도 동종 회사 서류 전형부터 탈락하기를 여러 번. 결국 전문성을 높이 산 중소기업이 나타나 생산부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전경련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재취업할 때 다년간 경험한 경력을 살려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나온다"라며 "특히 사무직의 경우 75.2%가 경력을 살려 사무직으로 재취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잘할 수 있는 일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
금융사에서 31년 재직 후 정년퇴직한 N씨(61)는 제2금융권 같은 동종업계로 재취업을 시도했던 경우다.
그러나 저금리로 인해 금융권 불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그를 받아주는 회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N씨는 이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결심, 자신의 특기를 살려보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강의 체질이란 말을 들었던 그가 주목한 곳은 산업체 우수강사. 직장 경험을 살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의 금융관련 강사로 지원해 지방의 한 특성화고교에 취직하게 됐다.
3년간 금융 관련 산업체 우수강사로 근무한 그는 올해 3월부터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노후설계 상담사로 재취업해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택연금, 노후설계, 연금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이 과거 직무와 다른 미경험 직무에 도전해 재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40%에 달했다.
배명한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퇴직 이후 우왕좌왕하기보다 '1일 1사 지원하기' 같은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하나하나 이뤄 가는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위축되지 말고 지인을 만나 취업정보를 탐색하는 등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새 일자리를 찾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는 전경련일자리센터 회원으로 가입해 다양한 무료 취업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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