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 2020년을 전후로 재건축 입주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범강남권을 중심으로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7~18년 전국에 입주대란이 예상되고 있지만 서울은 이 기간 동안 입주물량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입주대란 여파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2020년을 전후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입주물량이 집중되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도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강남권은 투자수요 및 실수요가 풍부한데다 가격회복이 빠른 지역인만큼 그 충격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20년 전후, 가락시영 등 범강남권에 '물량집중'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입주대란이 예상되는 2017년과 2018년 서울에는 각 2만6533가구와 3만759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 6년 평균 입주물량(2만8816가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서울에 입주대란에 따른 가격하락 압박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0년 전후로는 강남권에 재건축 입주물량이 집중될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는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송파헬리오시티' 9510세대가 2018년말 시공을 마치고 2019년 초부터 입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둔촌주공은 2021년께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구 고덕지구에는 이미 입주를 마친 2만여가구를 제외한 물량이 앞으로 순차적으로 나오고 개포·반포까지 범강남권에 입주가 집중돼 있다.
◇강남권 중심으로 가격하락 압박
이에 전문가들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주물량이 강남3구를 비롯한 서울 동남권에 집중되는 만큼 이 일대 가격이 하락하는데 이어 인근 지역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퍼질 수 있다"며 "가격조정이 5~10% 정도라도 이 일대 매매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 2009년 송파에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수요가 두텁다는 이곳에서도 매매가가 하락한 바 있다"며 "강남권이라도 물량이 집중되는만큼 이에 따른 가격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매가격보다는 전세가격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가격은 수요·공급 물량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매매가는 미래가치도 반영되기 때문에 입주물량만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며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매매가가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실제 하락 여부는 향후 금리와 중국발 경제위기, 국내 경제상황 등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비사업·강남권' 특수성 고려 '타격 크지 않아'
반면 물량이 강남권에 집중되는 만큼 하락 분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서울 전역으로 하락 분위기가 확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입주물량은 가격변동성이 큰 강남에 집중된다는 것이 포인트"라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지만 강남권은 투자수요와 실수요 모두 두터운 지역인만큼 얼마 지나지않아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신도시처럼 한번에 입주물량이 몰리는게 아니고 단지마다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그때의 부동산시장 및 경제 상황에 따라 물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공급물량이 많긴 하지만 조합원 물량과 일반물량이 섞여있는 정비사업 특성상 신도시에서 대규모로 입주가 집중되는 것과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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