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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손발 안 맞는 김석동-권혁세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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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손발 안 맞는 김석동-권혁세 '콤비'
  • 이인준 경제부 기자
  • 승인 2011.12.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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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곧바로 다른 사람은 "법이 현실과 맞지 않다"고 받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얘기다.

김-권 콤비의 행보가 최근 심상찮다. 올해 저축은행 사태로 이곳저곳을 함께 다니며 당국의 저축은행 부실 감독 문책에 연합 전선을 펴던 둘이다.

지난달엔 양 기관이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독립시키는 문제를 놓고 충돌하다 흐지부지 끝났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도 들어야 했다. 양 기관이 갈수록 소원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주말 권 원장은 금감원 출입기자들과 청계산에 올랐다. 그는 산행 중 기자들에게 론스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판단과 관련 "은행법이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은 탓에 은행에 대한 산업자본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의 이날 발언은 김 금융위원장의 일주일전에 한 말과 묘하게 배치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판단은) 우리 법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런데 그 말이 나오자 마자 금감원장이 '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법과 절차에 따라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해서 금융위에 보고해야할 금감원이 오히려 상급기관인 금융위에 훈수를 두는 모양새가 됐다.

금감원에서 금융위 소관인 '법의 타당성' 여부를 걸고 넘어 지자 또다시 양 기관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마저 나온다.

 

 

 

올해 저축은행 사태를 포함해 가계부채 증가, 카드 수수료 문제 등 수많은 고비를 함께 넘어온 두 기관이다. 내년에도 국내 금융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형국인 탓에 두 기관의 엇박자는 금융기관은 물론 국민에게 반가운 얘기가 아니다.

금융감독 당국에 대한 우려는 결국 시장 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회사들이 양 기관의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남은 앙금이 있더라도 풀고 가는 게 맞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이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조사를 일임했다"며 "사전에 금감원에 의견제시나 협의 등을 일체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권 원장은 말 만이라도 금융위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금융정책을 이끌도록 지원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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