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사고 31일째인 16일 오전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팽목항은 적막감마저 감돈다.
희생자 수습 작업이 거듭되면서 사고 발생 초기 1000명을 넘어섰던 직계 가족이 40여명도 채 남지 않은 상태다. 스승의 날이었던 전날(15일) 시신 3구가 추가 수습된 터라 이날 이른 아침 팽목항을 떠날 채비를 하는 희생자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수도 가장 많이 방문했던 지난달 20일(2350명)과 견줘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15일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봉사활동에 나선 자원봉사자는 386명이었다.
사고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피붙이를 찾지 못해 하염없는 기다림을 반복하는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관심'이다.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면 탐탁지 않았던 정부의 지원마저 끊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지난 15일 정부 측이 진도 실내체육관을 비우고 팽목항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가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고, 오후에는 사고 해역에서 작업 중이던 바지선 '미래호'가 철수했지만 16일 오전까지 대체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미래호 철수에 반발, 진도군청 항의 방문을 위해 이날 오전 10시께 팽목항을 떠났다.
한 아버지는 "이곳(팽목항)과 체육관이라도 지키고 있으니깐 그나마 관심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돈과 맞바꿀 생각이 아니라면 수색 작업에 공백을 둬선 안된다"고 성토했다.
또다른 아버지는 "어제(15일) 오후 가족 브리핑때 참석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도 바지선 철수에 관한 사전 설명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김익한 명지대 교수는 "피해자 가족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의 체류환경 개선을 위해 이동식 조립주택 10개동이 이날 오후께 설치될 예정이나 이를 두고도 뒷북지원이란 이야기가 많다.
현재 5개동이 도착한 상태로, 설치 장소를 놓고 정부 당국자와 가족들이 논의 중에 있다.
조립주택은 '3m×6m' 규모로, 내부에는 TV 등 간단한 편의시설이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