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이후 한국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땅끝에서 만나는 노벨문학상과 한국문학심포지엄’이 전남 해남에서 열린다.
오는 5월 24일 오후 4시부터 6시 30분까지 전라남도 해남에 있는 ‘인송문학촌토문재’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이 나아갈 방향 모색’이다.
농어촌 수도 해남군이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라남도교육청, 해남산악연맹, 달마산산악회, 해남관광문화재단에서 후원한다.
이번 심포지엄이 열리는 인송문학촌토문재는 박병두 작가가 사재를 털어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에 신축한 문학촌 이다. 박 작가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자신의 창작 터전으로 마련한 곳이다.
토문재(吐文齋)는 ‘글을 토해내는 집’이란 뜻이고, 인송(仁松)은 박 작가의 호다.
1985년 KBS TV 방송 드라마 작가로 등단 한 후 글쓰기와 직장 생활을 병행해 온 박 작가는 30년 공직 생활을 정리하고 2019년 송호리 마을 언덕 배기에 사재를 쏟아부어 기역자형 전통 한옥 양식의 토문재 를 완성했다.
남도의 푸른 바다 위에 점처럼 떠 있는 섬, 신지·백일·청산·대모·소안·노화도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며 인문주의 정신을 되살리는 제2의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동안 그는 시나리오는 물론 시와 소설, 전기 소설, 문학 평론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문학적 궤적을 보여줬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 선고한 지난 4일 저녁, 해남 토문재 에서 경기도청 주재인 신문 기자단 들과 만난 박 작가는 “심포지엄 준비로 바빴지만, 혹여 탄핵 기각이 날까 봐 마음을 조이며 어젯밤 잠을 설쳤다”고 했다.
땅끝에 살고 있지만, 국가의 장래와 모진 시대를 등지고 고민 없이 살 수 없는 작가의 소명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고향 땅끝 마을에 토문재 를 짓고 정착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황폐하고 어두운 동굴 같은 시대를 맞아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의 정서를 통한 인문 학자의 소명과 책임 의식으로, 한국의 멋과 전통 한옥을 통해 잃어가는 사람 냄새를 되찾고 문화 예술인 들이 의식주 고민에서 벗어나 창작에만 집중토록 영혼이 맑고 순수한 창작품의 몰입도를 높여 치열하고 성실하게 글 밭을 가꾸며 토해낼 수 있는 창작의 산실이 되고자 했다’
박병두 작가는 1964년 전남 해남 황산면 출신으로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아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원광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85년 KBS TV 방송 드라마 극본 ‘行旅者’가 입선되어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집으로 산문집 ‘외출’과 시집 ‘낯선 곳에서의 하루’ ‘해남 가는길’, 장편소설 ‘유리상자 속의 외출’ ‘그림자 밟기’ ‘인동초’, 시나리오 선집 ‘땅끝에서 바람을 만났다’, 시 산책집 ‘착한 사람들 보면 눈물이 난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