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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 '정보교사' 태부족…학교 "정보과목 개설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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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 '정보교사' 태부족…학교 "정보과목 개설도 못해"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2.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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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학교 "3~4 차례 정보교사 모집 공에도 지원 0명"
▲ 올해 3월 도입을 앞둔 'AI 디지털교과서 상설 전시회'가 열린 18일 부산 북구 SW·AI교육거점센터에서 지역 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올해 3월 도입을 앞둔 'AI 디지털교과서 상설 전시회'가 열린 18일 부산 북구 SW·AI교육거점센터에서 지역 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번 겨울에만 벌써 3~4번 모집 공고를 올렸는데도 지원하는 정보 교사는 '0명'입니다. 개학을 앞두고 있는데 정보 교과 교사가 없는 상황입니다."

경남 양산의 한 고등학교 교장 이모(61)씨는 최근 정보교과 교사 모집이 난항을 거듭하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개학이 다음 주로 다가왔지만 '정보' 과목을 맡을 교사가 없어서다.

이씨는 "지난해까지 정보 과목을 맡았던 교사가 정년 퇴직을 해서 올 겨울에 해당 교과를 가르칠 교사를 구한다는 글을 꾸준히 올렸으나 구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디지털 교과서까지 도입하는 마당에 정작 일선 교육 현장은 정보 교사 부족으로 학사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정보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교사 충원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27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정보 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중고등학교 정보 교사는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 대구, 세종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한 학교당 정보 교사 1명'도 배치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서울·인천 등 수도권은 정보 교사 임용 사정이 낫지만 지방은 정보 교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열악한 현실에 처해있다.

특히 ▲전북(21.8%) ▲전남(27.2%) ▲경북(33.1%) ▲강원(37.4%) ▲충북(47.6%)에는 학교 수 대비 정보 교사가 절반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등교육 현장에 정보 교사가 부족한 원인은 이들을 양성하는 사범대학 내 컴퓨터교육과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올해 전국 사범대학 중 (정보)컴퓨터교육과가 설치된 곳은 9개 학교가 전부이고, 정원을 합쳐도 200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기점으로 정보 교과가 기술가정 교과에서 분리된 점도 정보 교사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학교는 기술가정 교사가 정보 과목을 맡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왔으나, 정보 교과가 분리되면서 컴퓨터교육과를 나와 중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정보 과목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미스 매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중학교는 사정이 낫지만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로 인해 선택과목이 돼서 교사가 없으면 개설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여전히 수업을 듣고 싶어하지만 이런 현실에서는 정보 과목 개설은 물론이고 방과후학교 과목 개설도 요원하다"고 덧붙였다.

교육계 관계자도 "정보 교사를 구하는 게 어렵다는 민원을 현장에서 접하고 있다"며 "정보 관련 교육과 정원이 적기도 하고 설령 전공한다고 해도 사기업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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