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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역구-비례 몰빵론…민주당이 1당 돼야” 조국혁신당 “이젠 비조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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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역구-비례 몰빵론…민주당이 1당 돼야” 조국혁신당 “이젠 비조지민”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4.03.20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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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지지율 상승세에 민주당도 경계
이재명 “민주당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
협력에서 경쟁으로…‘명예당원’ 박지원에 경고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4·10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의 상승세에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전략에서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에 모두 투표해달라는 ‘몰빵론’으로 전환했다. 자칫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대한 교차투표로 더불어민주연합 득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비조지민’을 주장하고 있다. 투표장에 나가는 조국혁신당 지지자가 반대로 민주당 투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는 정권종식론을 앞세워 범야권 지지층의 표심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보다 선명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조국혁신당은 22대 개원과 동시에 ‘한동훈 특검법’, ‘윤석열 대통령 관권선거 의혹 국정조사’ 추진을 약속하는 등 대여 투쟁 기조를 분명히 했다.

또한 최근 공개한 비례대표 후보들을 살펴보면 조국 대표를 비롯해 박은정 전 검사, 황운하 의원 등 이른바 반검찰·반윤석열 성향의 인사가 대다수를 차지한 점도 야권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목표 의석수로 10석을 제시했다.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자 최대 15석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황운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25% 득표를 한다면 12~13석 정도. 30% 득표한다면 14~15석 정도가 조국혁신당의 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국혁신당은 폭발적인 여론의 반응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서도 이제 ‘지민비조’가 아닌 ‘비조지민’을 외치고 있다. ‘지민비조’가 민주당 찍으러 갔다가 조국혁신당을 찍는 수동적 의미라면, 비조지민은 그 반대다. 조국혁신당이 전체 야권 파이를 키웠기 때문에 민주당이 지역구 투표에서 덕을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최근 방문한 대구에서의 일화를 언급하며 “제가 놀랐던 게 (대구 시민들이) ‘단 한 번도 민주당을 찍은 적이 없는데’라고 하면서 이번엔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왜냐고 물어보니 TK(대구·경북)에 계신 분들의 입장은 윤석열이 싫은데 민주당으로는 안 가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으로 오시는 거라는 말씀을 많이 하더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우군이라고 여겼던 조국혁신당의 선전이 이어지자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일 조 대표와 만나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협력을 당부한 바 있는데 2주 만에 경쟁 구도로 전환됐다.

이 대표는 전날 강원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에게 ‘몰빵론’을 언급하며 더불어민주연합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요즘 우리가 잠시 헷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민주당이 확실한 1당이 돼야 한다”며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손을 잡고 하나가 될 때 집권당의 횡포를 확실하게 견제하고 실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을 계기로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심야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박 전 원장의 발언을 두고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인데 (박 후보가) 조국혁신당 명예당원이 된다고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냐”며 “거기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숙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8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함께 출연한 ‘시사인’ 유튜브 방송에서 “저희랑 정세 인식이 똑같아서 나중에 명예당원으로 모셔야겠다”는 조 대표의 발언에 웃으며 “이중 당적은 안 되니까 명예당원은 좋다”고 화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 후보라면 당연히 명예당원을 하더라도 더불어민주연합 명예당원을 해야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고, 정청래 최고위원도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심각한 사안으로 최고위원회의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논란에 중심에 섰던 박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박 전 원장은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은 덕담 차원에서 했다지만 부적절했다니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저는 뼛속까지 민주당원이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해서 윤석열·김건희 검찰정권을 심판하자는데 지난 2년간 누구보다 앞장섰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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