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위원 사퇴’ 질의에 “요구 받은 적 없어”
‘윤-한 갈등 촉발자’인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5일 김건희 여사와 연관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더 밝혀질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을 둘러싼 거취 논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비대위에서도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당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송영길 전 대표 돈 봉투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통점은 더 이상 밝혀질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경제 사건에서 밝혀져야 할 핵심 사항인 자금 흐름이 모두 밝혀졌다”며 “이와 같이 명확한 사건들이 민주당에만 가면 뿌예지는지, 흐릿해지는지, 정쟁 영역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김 여사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에 비하면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이 해소된 이후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간 당정 갈등의 표면적인 원인으로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이 꼽혀왔다. 한 위원장이 공천에 자신의 사심을 집어넣으면서 대통령실과 틀어졌다는 거다.
이에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자 김 비대위원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입장을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대신 독일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언급했다.
그는 “2023년에 의외의 인물이 화제가 된 것을 기억한다”며 “쇼펜하우어가 많이 회자됐는데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은 두 글자는 명랑”이라고 전했다.
이어 “항상 명랑하게 살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여러분도 명랑했으면 한다”며 “쇼펜하우어를 말하면 내일쯤 또 쇼펜하우어는 누구에 비유한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회의가 끝난 직후 취재진이 모여 있는 문으로 나오지 않고, 곧장 당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거취 문제에 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 본인은 말을 안 하는데, 거취 표명에 선을 그은 것인가’라는 질의에 “김 비대위원 거취에 대한 얘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사전회의에서도 김 비대위원 거취에 대해 논의하거나, 얘기하거나 누가 발제한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논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질의에는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상황이 아닌가. 용산과 (갈등이) 잘 봉합되고 진행되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말을 안 하려고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그게 현 상황에서 현명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듯하다”고 답했다.
‘김 비대위원에게 취재진을 피하라는 지시가 있었느냐’라고 묻자 “그런 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도 김 비대위원의 사퇴와 관련된 질의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일각에서 김 비대위원의 사퇴 요구가 거론된다’는 취지의 질의에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전날에도 ‘김 비대위원 사퇴가 출구전략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