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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도입 공방…與 “국가채무 줄여야” 野 “가계부채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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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도입 공방…與 “국가채무 줄여야” 野 “가계부채 완화”
  • 뉴시스
  • 승인 2023.03.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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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 국가재정법 개정안 공청회
전문가 “재정건전성” “지속가능성 악화”
▲ 국회 기재위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공청회. /뉴시스
▲ 국회 기재위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공청회. /뉴시스

여야는 14일 윤석열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재정준칙’ 도입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여당은 국가채무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도입 근거가 부족하다며 재정을 확대해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여당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3% 내로 유지하되 국가채무비율이 GDP의 60%를 초과하면 적자 폭을 2% 내로 유지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와 공급망 위기 때문에 지난 5년간 국가채무가 416조원이 늘었다”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추산에 따르면 한국은 40.1%에서 54.1%로 14% 늘었는데,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은 46%에서 53%, 7%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배 의원은 “재정준칙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건 이미 쓰나미를 겪었고 또 쓰나미가 올지도 모르는데 제방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논리”라며 “가정에서도 소비 지출액에 실링을 두는데 국가에서조차 안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은 “앞서 여야 대표들과 문재인 정부가 이 법을 왜 제출했을지 봐야 한다. 우리나라와 튀르키예를 제외하고 모든 선진국이 재정준칙을 도입했을까”라며 “언론과 국제기구들로부터 많은 우려와 질타가 쏟아질까. 왜 한국만 갈라파고스의 섬이 되려고 자처하는 것인지를 생각하면 도입 당위성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의원은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재정수요가 많고 그결과 재정수지 악화로 국가채무가 늘어났다”며 “독일이 1974년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을 당시 국가채무가 18.6%였다. 

프랑스 1979년도 21.1%, 스페인 1972년도 27.9%였는데 우리나라는 2017년에 38.2%였다. 고령화 진입이 상대적으로 늦었음에도 국가채무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재정 지출 재원이 세입이나 자체 수입이면 모르겠는데 결국 국가채무가 늘어나기 때문에 민간에서 할 투자를 사실은 국가가 하는 형태가 된다. 재정투자 효율성도 봐야 한다”며 “다른 나라의 채무가 몇 %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빚을 내고 괜찮다는 건 빚을 내는 게 괜찮다는 전제”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현재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유지되고 있을 뿐더러 GDP 대비 적자 폭을 2~3% 이내로 하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도입을 반대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IMF가 우리 재정을 균형 재정으로 평가하고, 피치의 국가신용평가가 AA-로 여전히 우량한 상태를 유지한다”며 “IMF, 국제신용평가사 평가 등 국가신용등급을 위협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양기대 의원은 “정부 재정건전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양호한 편이지만, 가계부채는 하위권”이라며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분들을 위해 재정을 더 풀어서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양경숙 의원도 “OECD 국가 평균 정부부채가 GDP 대비 117.9%다. 우리나라는 51.5%다. 과도하게 높은 것인가”라며 “반면에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우리나라가 훨씬 더 높다. 영국 86.9%, 미국 76.9%, 일본 67.8%, 프랑스 66.8% 등인데 우리는 전세보증금을 포함하면 156.8%”라고 거들었다.

정태호 의원은 “복합적 경제위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재정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재정준칙을 지금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적합하지도,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오히려 가계에 부담시키고 선진국들은 국가가 책임졌다. 재정준칙이 경제와 사회적 정의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재정준칙 도입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정준칙이 없는 나라가 슬프게도 대한민국과 그 외에 별로 없다. 재정준칙이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에 대부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재정준칙 도입으로 재정건전성과 지속성을 높이고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필요한 장치들을 함께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도 “국가채무는 실제 채무와 다르게 더 큰 채무를 가지더라도 레버리지를 활용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지만, 채무 레버리지 비율에는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 경제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이라면 한국 경제 현실을 보면서 벤치마킹해 재정총량 수준을 잘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한국의 GDP 대비 순채무비율은 다른 선진경제권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고, 저소득국가는 신흥국가보다 많이 낮다”며 “엄격하게 60%, 3% 룰을 지키는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면 인구구조 문제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재정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재정준칙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고, 국가부채는 가장 낮은 편이다. 국가부채를 억지로 낮췄을 때 다른 기업부채나 가계부채가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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