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경기도교육청이 개교예정인 22개의 각급 학교들이 당장의 과밀학급 해소에는 숨통이 트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경기도교육청이 지향하는 경기도형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방향과는 엇박자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공약 가운데 하나인 과밀학급 해소에 급급한 나머지 임 교육감의 핵심 교육시책 가운데 하나인 ‘미래’를 담아내지 못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서다.
다시말해 “학교는 새 건물인데 구조는 과거 ‘성냥갑형’ 교실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면 언제쯤 미래형으로 갈 수 있을까”하는 점과, 또 하나는, 추후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수준으로 가려면 이른바 ‘중복투자’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점에서다.
메타버스 속에 AI와 공존 공유하는 시대를 살게 될 디지털세대를 가르치는 공간을 지향하는 학교공간이 돼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15일 도교육청은 내년 3월에 17개 학교, 9월에 5개 학교 등 모두 22개 학교를 새로이 개교한다. 3월에 문을 여는 17개 학교들은 대부분 과천, 시흥, 평택, 화성 등 신도시 지역에 새로인 설립되는 학교들로서 이미 개교에 맞춰 학교명까지 정해진 상태다. 또 9월에 문을 여는 초등 및 초중통합학교 2곳 등 5개 학교도 차질없는 개교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학교들이 앞서 2021년부터 교육부 추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와는 달리 기존 학교포맷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미래형과는 거리가 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즉, 내년 신규 추진 34곳의 학교를 포함해 2년전부터 추진어온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들이 현재 디지털세대에 걸맞는 학교 공간에 숲이 공존하고 지역사회 참여형 학습공간으로 꾸며지는데 반해 건물구조만 ‘새 건물’일 뿐 획기적인 스마트형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점에서다. 기왕에 신설되고, 동 시대 아이들을 위한 학교공간이라면 미래학교에 준하는 설계구조를 애초부터 가져가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현재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 논리에 따라, 40년 이상 낡은 학교시설구조를 완전 리모델링하여 탄생시키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형으로 가려면 이들 신설학교들도 매우 오랜 시간이 흘러야 재구조화를 시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 학교설립기획과 관계자는 “예산 범위내서 추진하다보니 그린스마트 미래학교형 만큼의 획기적인 구조를 갖추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럼에도 요즈음 신설학교들은 설계공모로부터 건축심의 등 많은 부분에서 예전의 학교 공간보다는 좋은 모양으로 지어지고 있어 흔히 생각하는 ‘성냥갑’ 모양의 학교 구조와는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예산 면에서, 토지 부분을 제외하고 중학교 32개 학급 규모 기준, 일반 신설학교 단가가 150억 안팎인데 반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경우 25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신설이 단순한 교실 신축이 아닌, 디지털세대의 새로운 컨텐츠를 담아내는 공간에 부합하면서도 교육 주체들의 참여가 가능한 구조화 요구를 반영하는 공간으로 가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지 못함은 분명해보인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학교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동시에 이행해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학교 신설은 중앙투자심사와 함께 예산 확보를 통해 설계 단계서부터 각 학교의 입장과 환경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2021년 70개 학교를 시작으로, 2022년 39개 학교 등 2025년까지 40년 이상 노후학교를 우선 선정, 2조4000억원의 예산을 투입, 경기도형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232곳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내년도에는 34개 학교를 신규 추진한다. 2021년과 2022년 신규 추진 학교들은 각종 설계 과정 등을 거쳐 본격적인 재구조화에 들어가거나 준비단계에 있어 아직 완공된 학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