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일각, 소위 구성 실패시 전체회의 강행 제안

국민의힘은 16일 더불어민주당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회 구성을 놓고 당내 의견을 수렴한 끝에 야당에 법안 심의를 위한 실무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선 당내 논의를 거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또 기재위 소위 구성도 타진했다. 다만, 야당이 비협조적인 데다 여당 내에서 소위 구성에 실패하면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법안을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여야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기재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기재위원장실에서 긴급간담회를 열고 기재위 소위 구성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재위 의원 전체는 빠른 법안 심사를 위해 야당에 국민의힘 간사를 포함해 2명, 민주당 간사를 포함해 2명이 실무타협안을 만들도록 제안하자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여야 2명씩 4명으로 구성되는 실무협의체는 그간 소위가 구성되지 않아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법안들을 신속하게 심의할 수 있도록 실무타협안을 마련하는 임시 협의체다.
류 의원은 “법안 심사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 소위 구성이 안 됐고, 17일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안건은 48시간 전에 배포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회의를 할 수 없어 실무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란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위 구성과 관계없이 빠르게 실무적으로 협의해 안을 미리 검토하자는 차원”이라며 “전체회의를 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우리가 할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지난 7월 21대 하반기 원 구성에 합의한 후 넉 달 가까이 기재위 조세소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예산소위)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이에 예산 법안을 비롯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마저 차질이 빚어졌다.
국민의힘은 당초 여당이 조세소위, 야당이 경제소위를 맡고, 쟁점인 예산소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년씩 번갈아 맡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제안을 받아들인 적 없고, 예산소위를 2년간 다 맡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류 의원은 소위 구성 합의와 관련해 “이미 국민의힘 기재위원 전체 의견을 받아 제안했지만, 아직 의견에 대한 최종 답변은 듣지 못했다”며 “전날 만나서 이야기했을 때는 부정적인 표현을 했지만, 최종 답변은 오늘 들을 것”이라고 답했다.
류 의원은 간담회 이후 국회 의원회관으로 이동해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과 20여분간 의견을 주고받았다.
신 의원은 제안을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실무협의체와 함께 몇 가지 제안을 했다”며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 내부에서 논의해야 한다. 원내 상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어 “간사 간 협의가 잘 안돼 우리 당은 2~3주 전부터 원내대표에게 협의를 맡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이 조세소위 위원장을 맡기로 한 데 대해선 “류 의원이 고집하고 있다. 국가 운영 차원에서 기재위 조세소위를 여당이 꼭 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세법이 중요하다. 올해 먼저 해도 좋다고 원내대표도 말했는데, 오늘 중으로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소위 구성에 합의하지 않으면 기재위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 관련 법안과 예산안을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박대출 기재위원장은 간담회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에는 어떤 방향이 정해져야 하지 않나 싶다”며 “만일 오늘 결정되지 않는다면 전체회의라도 열어서 (예산안을) 심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소위 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전체회의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심의하는 것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한다”며 “시일이 촉박하다. 민주당이 1년씩이나 상임위를 독식하고도 무슨 욕심을 자꾸 부리는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