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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나랏빚 1000조 관리…재정준칙 도입·지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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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나랏빚 1000조 관리…재정준칙 도입·지출 줄인다
  • 뉴시스
  • 승인 2022.07.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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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법제화 추진…재량지출 10% 구조조정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재정 혁신안’ 청사진 제시
올해 국가채무 1067조…GDP 대비 채무비율 50%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나랏빚 1000조원을 떠안은 채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이를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 국가채무가 늘어나지 않도록 법으로 못 박아 두겠다는 의미다.

가파른 국가채무비율 상승세와 인구 고령화 등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재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윤석열 대통령 주재 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재정 혁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재정전략회의는 국가 재정 현안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회의체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재정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이와 관련된 계획의 청사진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재정 관리 계획의 핵심에는 재정준칙이 꼽힌다.

재정준칙은 나라살림이 일정 수준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국가채무 등의 수량을 법으로 묶어 두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와 터키를 제외한 34개국에서 운영 중인 보편화된 제도이기도 하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한국형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 지출이 급격히 불어난 탓에 국회 문턱을 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정부가 마련한 재정준칙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로, 통합재정수지를 마이너스(-) 3% 이내로 유지하자는 내용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보완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부터 재정 건전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구속력을 갖춘 준칙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존에 공개된 산식보다는 쉬운 산식을 만들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의원 시절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도 눈길이 간다. 해당 법안에는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할 때 국가채무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020년 중순 재정건전화 법안을 발의하면서 ‘재정전략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위원회는 국가채무, 관리재정수지 및 국세 감면과 관련된 의무 준수, 재정 주체별 재정 건전화 계획 등 관리, 장기재정전망 추계·재전망 등을 심의하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재정준칙 도입과 함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추진에 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거나 관행적으로 진행된 보조 사업을 줄이고, 코로나19 관련 한시 사업 등을 정상화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매년 정부가 손댈 수 있는 재량지출의 10% 이상을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인건비 등 쉽게 줄일 수 없는 의무지출과 경직성 재량지출 사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교육 활성화를 위해 1972년 도입된 교육재정교부금 제도도 논의 대상 가운데 하나다. 최근 들어 교부금 산정 방식이 합리적인 재원 배분 방식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지방교육청에 배분되는 교육교부금 규모는 내국세수에 연동돼있다. 즉,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하지 않는 한 교부금 액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다.

새로 출범한 정부 입장에서는 불어난 국가채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1067조3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액수가 1000조원을 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지난 5월 발표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한 수치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6%까지 오르게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약 400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가채무비율은 13%포인트(p)가량 뛰었다. 

아직까지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채무가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문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이 30%대에 진입한 시기가 2011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상승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1년 중기재정전망’에서 2025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GDP의 60.1%에 달하고, 2030년에는 78.9%까지 오를 것으로 점쳤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증가세를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다. 피치(Fitch)는 올해 초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의 지속적인 상승 전망은 중기적 관점에서 신용등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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