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0일 박지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 배제를 재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내가 사랑하는 민주당이 민주당 답게 여러가지 혼란을 잘 수습해서 비대위가 현명한 결정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색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와의 면담 전 기자들과 만나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말씀한대로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서 생각이 다른 것은 민주적인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하면 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전략공천관리위원회 공천 결과 유출과 관련, 당 윤리감찰단에 직권 조사와 징계를 지시한 데 대해선 “당이 검찰공화국을 따라가느냐”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송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배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송 전 대표는 “나는 내 개인의 정치적 행보의 의미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가 너무나 중요한 선거이기에 전직 당대표로서 16만 신규 당원들과, 내게 서울시장에 출마해달라며 2424원을 보낸 3000명 신규 당원, 수많은 서울시의원과 구청장 출마자들의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후보 등록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 개인만이 아니라 25개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들을 한분이라도 (더) 당선시킬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하는 책임감에서 나오게 된 것”이라고 정당성을 어필했다.
나아가 자신의 공천 배제가 이재명 상임고문을 겨냥한 반(反) 이재명계의 우회 공격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경인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영길이 대선에 책임지고 출마를 못한다는 논리는 바로 이 전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이재명 전 후보의 정치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책임을 진다는 게 후방에 나가 쉬고 있고, 전선에서 이탈하는 게 아니다”며 “가장 어려운 싸움에서 솔선수범해 나서서 국민과 당원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게 진정으로 책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 패배 책임 때문에 배제됐다고 이야기해서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은 선대위 조직본부장이었는데 책임이 없느냐.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공동 선대위원장, 원내대표로서 지도부였는데 책임이 없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송 전 대표는 “무슨 이유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원팀, 민주당이 돼야 하고, 모든 좋은 분들이 경선에 참여해 하나로 경선을 통해 원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를 전략공천위가 결정할 사안인지도 의문이다. 전략공천위는 전략공천할 사람을 정하는 것이지 누구를 배제한다는 결정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서울시장은 전략지역구로 지정돼 비대위로 결정이 이관됐다. 왜 비대위가 결정하지 않고 전략공천위가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 비대위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원칙에 따라 당원과 국민에게 5대5로 물어보는 경선에 맡기면 될 일이지 몇 사람이 인위적으로 재단해서 결정하느냐. 당 주인은 당원이라고 말하면서 결국 중요한 의사결정을 당원과 국민을 배제하고 몇 사람이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 아들딸들이 ‘아빠 때문에 민주당 당비를 내는 당원인데 이해가 안 돼 탈당하고 싶다’고 한다”며 “’아빠가 머리에 쇠망치로 테러까지 당하면서 열심히 뛰었는데 왜 이렇게 아빠를 집단린치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한다. 그게 2030세대 당원들과 일반시민의 평균적 입장 아니겠느냐”고 억울함을 거듭 토로했다.
이낙연 전 대표, 박영선 전 장관이 전략공천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별 차이가 없다. 우리당 지지자들 속에서는 제가 압도적으로 계속 1등”이라며 “저보다 떨어지는 후보를 놓고 저를 배제하고 전략공천한다면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에 비해 열세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달리기 경쟁을 하는데 못 가게 발목을 잡아놓고 왜 여론조사 (지지도가) 안 나오냐고 하는 게 모순”이라며 “뛰게 해줘야 기록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