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구가 7월에 문을 연 ‘강동구립 해공노인복지관’이 지난 11일 개관 100일을 맞았다. 해공노인복지관은 노인전문 복지시설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노인의 건강 관리와 여가 활동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복지관 4층에는 ‘구립 해공데이케어센터’가 있는데, 노인장기요양등급 1~3등급 어르신(정원14명)들에게 의료․재활․간호 등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른 아침 출근 부담이 큰 보호자(대개 자녀)들의 편의를 고려해 타 기관과 달리 오전 7시 30분부터 어르신을 돌봐 드린다. 오는 12월부터는 야간보호 서비스(~밤 10시)를 시작한다. 치매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어 보다 효율적으로 치매 관리를 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데이케어센터 블로그(blog.naver.com/hgdaycare)를 개설해 보호자와의 소통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지관에서는 가요교실과 라인댄스, 생활 영어 회화 등 16개 강좌가 운영된다. 지난 9월에는 ‘강동구 노-노(老-老) 상담센터’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건강․의료 상담을 중심으로 세무, 법률 등을 같은 세대인 어르신 전문가가 친구처럼 편안하게 상담을 이끈다. 복지관 측은 내년부터 ‘노-노(老-老) 상담센터’에 가족문제 상담 등을 추가해, 어르신 자신은 물론 가족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도 힘써나갈 계획이다. 어르신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한 이․미용 서비스를 한 달에 한 번 제공함으로써, 어르신과 지역 주민이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백송(91․천호2동) 할아버지는 해공노인복지관 내 데이케어센터에 아내(김성창․91)를 맡기고 지난 8월부터 다시 바깥 활동을 시작했다. 전 할아버지는 시력이 약하고 건강이 좋지 않은 할머니 옆을 24시간 지키다 보니, 그동안 외출이나 문화 활동 등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나 해공노인복지관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할머니는 데이케어센터에서 할아버지는 복지관에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다.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컴퓨터와 서예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할아버지가 잠시만 곁에 없어도 불안해하던 할머니도 친구를 사귀면서 점차 밝아졌다.
전백송 할아버지는 “늘그막에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노인네 둘이서 집에 있으면 그저 시간만 죽이고 있는데, 이곳에 오면서부터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움직인다. 우리 같은 노인들을 위한 장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정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