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의 '맛있는 집'
식품 전문가들이 즐겨 찾는 집이라면, 맛이나 재료의 질은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서울 중구 쌍림동 146-4 서림빌딩 1층, 지하철 5호선 동대문운동장 6번 출구에서 20m 거리, CJ제일제당, CJ푸드빌 등 CJ그룹의 식품관련 계열사들이 모인 충무로 CJ사옥 뒤편에 자리한 ‘치킨원’(02-2275-2255)이 그런 곳이다.
이 집은 요즘 두 세 집 건너 한 집 꼴인 ‘닭집’이다. 그런데 흔해빠진 닭집이 아니라 정말 특별한 ‘닭요리+알파’를 판다.
좋은 기름에 깔끔하게 튀겨낸 것이 흡족한 ‘프라이드 치킨’(1만6000원), 바삭바삭한 껍질 맛이 일품인 ‘전기구이 통닭’(1만7000원)이 기본이다. 프라이드 치킨에 카레 가루를 첨가해 독특한 풍미를 낸 ‘카레 프라이드 치킨’(1만7000원), 전기구이 통닭에 마늘을 얹어 색다른 맛을 끌어낸 ‘철판 마늘 전기구이’(1만7000원), 맛있는 데다 먹기까지 편해 게눈 감추듯 술술 넘어가므로 회식 자리에서 절대 시키면 안 되는 ‘순살’(1만7000원), 맵지만 뒷맛이 전혀 불편하지 않아 소스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는 ‘불닭’(1만7000원), ‘파닭’(1만8000원),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괴는 ‘누룽지 불닭발’(1만5000원) 등 갖가지 닭요리들이 준비된다.
닭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즐거운 마음이지만, 싫어한다면 회식이나 모임 때문에 닭집에 간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 집은 다르다. 닭 이외의 메뉴들이 풍성한 데다 모두 맛까지 좋다. 갖가지 해물과 떡을 함께 조리한 ‘해물 떡볶이’(1만5000원), 온갖 맛이 나는 큼직한 수제 소지지로 만드는 ‘철판 소시지’(1만5000원), 찬바람이 불 때 더욱 맛깔스러운 ‘오뎅탕’(1만3000원), 햄이 곁들여진 것이 인상적인 ‘스팸 두부김치’(1만5000원), ‘김치찌개’(꽁치 또는 돼지목살), 낙지와 닭을 함께 넣어 매콤하게 끓여낸 ‘낙지 닭볶음탕’(2만4000원), 껍질부터 살까지 버릴 것 없는 ‘먹태’(황태 1만2000원) 등 닭을 꺼리는 남녀도 맛있게 즐길 메뉴들을 갖췄다.
생맥주 500㏄ 3000원, 3000㏄ 1만6000원, 병맥주 카스, 하이트D 5000원, 아사히 8000원, 소주 참이슬 4000원 등이다.
점심시간에는 ‘치킨가스’(7000원), ‘돈가스’(7000원), ‘갈릭 닭가슴살 볶음밥’(7000원), ‘제육볶음’(6000원), ‘닭개장’(7000원), ‘콩나물밥과 북엇국 정식’(7000원) 등 깔끔하고 품격있는 식사도 가능하다.
닭고기, 돼지고기, 쌀, 김치 등 모든 식재료가 국산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을 CJ에서 공급받는다. 음식 값이 다소 높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재료가 국산이고 고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오픈해 곧 1년이 되는 이 집은 음식만큼이나 분위기도 깔끔하다. 85석 실내는 인근 CJ그룹 직원들을 비롯해 동대문으로 쇼핑을 나왔다가 소문을 듣고 찾아온 젊은이들로 늘 붐빈다. 연중무휴이며 매일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을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