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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런던 심장 차지한 '한국상품전'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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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런던 심장 차지한 '한국상품전' 아쉬운 이유
  • 추인영 기자
  • 승인 2012.08.07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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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올림픽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런던의 심장 해로즈 백화점 윈도우 앞. 행인들이 잠시 바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백화점 윈도우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Korea Loves London'이라는 문구로 장식된 윈도우에서는 얼굴 로봇들이 춤을 추고 있다. 체인이 없는 접이식 자전거도 신기하다. 어디에서 이런 걸 만들었는지 다시 한 번 유심히 살펴보지만 생소한 브랜드다.

백화점 내부에 들어서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익숙한 브랜드도 눈에 띄였다. 그래도 눈길을 끄는 것은 이름 없는 한국의 중소업체가 내놓은 상품들이다. 특히 쓰기만 하면 바로 3차원 입체화면이 렌즈에 뜨는 안경과 평면에 레이저를 쏘아 생성되는 가상 자판기를 써보고 두드려보며 관람객들은 연신 "Wow, great!"를 외쳤다.

지식경제부 주최 코트라 주관으로 7월29일부터 8월25일까지 해로즈 백화점에서 개최 중인 한국브랜드 특별전은 역시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자랑스러운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그런데 넓지도 않은 전시장을 헤매는 관람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문의를 할 수 있는 직원은 한두 명에 불과했고 제품에 대한 안내문도 없었다. 제품을 체험해보는 관람객들도 사실 누군가에게 안내를 받아서가 아니라 제 발로 방문한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한 외국인이 백화점 안내원에게 물었다. "이걸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모르겠다"는 대답을 들은 이 외국인은 전시관 직원을 찾아 다시 물었다. 이 행사는 '판매'가 아닌 '전시'가 목적이기 때문에 판매할 수 없다는 대답을 전해들은 이 외국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돌아섰다.

전 세계인이 모이는 올림픽 기간에 개최국 수도인 런던에서 그것도 최고급 백화점인 해로즈 백화점에서 어렵사리 성사시킨 전시회였다. 수많은 영국 기업을 놔두고 왜 하필 한국 기업들한테 이 소중한 공간을 내줘야 하냐는 불평도 많았다고 한다.

정말 어렵게 얻은 기회였는데, 조금만 더 소비자의 입장에서 기획하고 판매까지 이어갔다면 이번 행사를 위해 땀 흘린 관계자들의 노력이 더 빛나지 않았을까. 전시회의 목적이 무엇인지, 진한 아쉬움이 가슴 한편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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