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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말고, 어서들 불고기 실컷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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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말고, 어서들 불고기 실컷 먹어
  • 문화부 차장
  • 승인 2012.08.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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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맛있는 집’

요즘처럼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때 가족들과 모처럼 외식을 하러 간 가장은 십중팔구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연로한 부모에게 “드시고 싶은 것 다 드세요”라고 말하고 싶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라”고 외치고 싶어도 늘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경기 부천 원미구 상동 442-1 대우마이빌 1층 ‘우사미’(032-321-8090)는 평일과 달리 주말이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부천 법원검찰청(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건너편 먹자거리에서도 뒤편에 터를 잡았지만 늘 가족 단위 손님들로 가득하다.

150평의 넓은 실내는 일식당 룸에 설치된 것과 마찬가지로 테이블 아래로 발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마루와 드럼 테이블이 놓인 홀로 구성돼 취향에 따라 골라 앉을 수 있다. 테이블 간격도 넓은 편이어서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불편하지 않다.

인기 메뉴는 ‘서울 불고기’(국내산)다. 300g에 1만5000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에 속는 셈치고 주문하기로 했다. 동행을 포함, 남자 2명이니 여유있게 600g(3만원)을 주문했다.

가스레인지 위에 불고기 불판이 놓이고(드럼 테이블은 가스레인지가 아니라 참숯 위에 불판을 놓는 방식) 버섯, 당면 등을 올린 접시와 오늘의 주인공 불고기가 담긴 접시가 차례로 나왔다. 불고기는 따로 양념이 된 것이 아니라 생고기 상태로 가늘게 썬 파와 함께 내온다. 덕분에 그만큼 신선한 고기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직원이 불판 위에 버섯, 청경채, 당면을 놓고 육수를 부은 뒤 고기를 몇 점 집어 올려놓고 굽기 시작했다. 600g답게 양이 어머어마하다. 일행과 둘이서 30분 넘게 불판 위에서 정신 없이 고기를 구워가며, 먹어가며, 새로 올려놓고, 다시 구워가며, 정신 없이 먹어댔는데도 여전히 4분의 1 가량이 남아있다.

이쯤 되면 양만 많은 것이겠지라는 의심이 들 수 있다. 아니었다. 생고기 자체로도 씹는 맛, 넘기는 맛이 일품인 고기는 짭조름한 불고기 육수를 끼얹어 간을 배이게 하니 그 맛이 더욱 배가됐다. 게다가 불고기 한 점을 집어서 이 집이 자랑하는 ‘레몬 소금’에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의 향연이 혀 끝에서 펼쳐진다. 서울의 명성 자자한 정통 불고기집들의 그것과 비교해 맛은 어깨를 견줄만 했고, 가격은 훨씬 착했다.

‘남의 살’이라는 것이 먹을수록 신기한 것이 한 번 꽂히면 다른 것도 먹고 싶어지는가 보다. 내친 김에 ‘육회’(국내산)도 시켰다. 역시 200g에 1만2000원으로 가격이 만만한 것이 용기를 내게 했다. 새빨간 살코기에 배와 잣이 곁들여진,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가는 육회가 출현했다. 육회나 육사시미를 맛보면 그 집 고기의 질을 확인할 수 있다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미 불고기로 배를 다 채운 상태였는데도 젓가락이 계속 육회로 향했고, 입은 열락 속에 있었다.

동행도 배가 불러 결국 지난 중복에 큰 인기를 누렸다는 ‘콩국수’(7000원)와 ‘소고기 보신탕’(6000원) 중 하나를 포기할 상황에 처했다. 고심 끝에 시원한 콩국수를 택했다. 이윽고 등장한 콩국수에는 직접 갈아 만든 콩국 위에 노르스름한 국수더미가 봉긋 솟아났고 그 위에 식용 꽃이 하나 놓여 있었다. 모양만 예쁜 것이 아니다. 콩국 맛은 진했고, 목 넘김은 깔끔했다. 탱탱하면서 쫄깃쫄깃한 면은 고소한 콩국과 어우러지며 더욱 감칠맛을 자아냈다.

옆 테이블에 소고기 보신탕을 호호 불어가면서 먹는 노부부의 정겨운 모습을 보며 한 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더 이상 들어갈 배가 없었다.

4인 가족이라면 불고기 600g, 육회 200g, 콩국수 1, 소고기 보신탕 1, 공기밥 2를 시키면 5만7000원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아이스크림, 커피 등 후식은 공짜다. 가장으로서 어깨에 힘을 줘볼 수 있지 않을까. 연중무휴 매일 24시간 영업한다. 주차는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맛집- 우사미 콩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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