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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산사태 1년…오열과 성토가 뒤섞인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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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산사태 1년…오열과 성토가 뒤섞인 추모식
  • 김지훈 기자
  • 승인 2012.07.2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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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주민 갈등 여전…박 시장 "원인규명 재조사하겠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진행된 우면산 산사태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은 오열했고, 피해주민은 성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산사태 발생 원인을 전면 재조사할 것을 또다시 약속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피해지역 주민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과 진익철 서초구청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유가족 사연과 추모사를 낭독하고 헌화·분향하며 1년 전 떠나보낸 가족과 친구 16명의 넋을 기렸다.

추모식장은 1년 전 갑작스럽게 곁을 떠난 고인을 그리워하는 유족들로 숙연했다.

1년전 산사태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는 추모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들의 이름이 적힌 위패 앞에서 오열하며 쓰러졌다.

아들의 손을 잡고 추모식장을 찾은 한 미망인은 "엄마, 너무 더워"라며 힘들어 하는 아들의 손을 잡은 채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이름이 적힌 위패를 바라봤다.

사회자가 유가족들의 사연과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식장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겨우 몸을 가누던 유족들이 흐느껴 울었다.

사회를 맡은 김남훈씨는 친구 故박준규씨를 향해 "비가 유난히 많이 내렸던 사고 전날 전화 한 통 못했던 게 너무 미안하다"며 "사랑한다 친구야"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이날 추모식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만을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피해주민들은 산사태를 여전히 자연재해로 규정하고 있는 시와 서초구의 태도에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박 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지난 산사태의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아픔을 치유하는 길이자 안전한 서울을 만들어 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며 "공정한 재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모사를 이어 받은 임방춘(65)씨는 "사건당시 강우량을 '기록적'이라고 표현한 한국지반공학회의 보고서를 근거로 서초구는 산사태의 원인을 자연재해로만 몰아갔다"며 "관리를 소홀히 한 공무원은 면죄부를 주고, 유가족들에게 비수를 던졌다"고 성토했다.

이어 "1차 조사가 부실했음을 인정한 이상 2차 조사에서는 12곳 모두 전면 재조사할 것과 시가 법원에 제출한 변론자료를 회수하고 TF팀 회의록과 외부자문위원의 자문의견도 공개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박 시장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2차 재조사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피해주민과 유가족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송영길(45)씨는 "1차 조사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설명해주고 2차 조사에서 보완할 부분이 어떤 게 있는지 등을 설명해주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재조사를 하겠다고만 한다"며 "공개를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서울시의 개선 의지에 신뢰를 보낼 수 없는 만큼 재조사 항목과 진행 상황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피해보상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유족과 피해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공청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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