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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온상 스포츠토토]조경민, 친인척-임직원 총동원 '공익'에 쓸돈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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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온상 스포츠토토]조경민, 친인척-임직원 총동원 '공익'에 쓸돈 빼돌려
  • 신정원 기자
  • 승인 2012.07.2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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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권사업 스포츠토토 경영진의 횡령·배임은 회사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조경민(54)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조 전 사장은 계열사 임직원과 친인척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범행했고, 이 과정에서 임직원을 위협하거나 문서를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임직원 급여 어떻게 빼돌렸나

조 전 사장은 2002년 10월1일부터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으로 그룹의 핵심 전략과제와 계열사 인수·합병(M&A), 매각 계열사 자산 매입·매각, 주요 투자 결정 등의 업무를 총괄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오리온과 스포츠토토, 스포츠토토 온라인 등 16개 계열사의 경영도 총괄했다.

이에 그룹 안팎에선 조 전 사장을 담철곤(57) 오리온그룹 회장의 '오른팔' 또는 '금고지기'로 불러왔다.

조 전 사장은 횡령하는 과정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회삿돈을 개인 돈 주무르 듯 했다.

실제 조 전 사장은 계열사 임직원들의 급여와 성과급,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예산을 책정한 뒤 돈을 지급하지 않거나 반환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조 전 사장의 지시를 받은 경영기획부장 김모(42) 부장은 각 계열사 임직원에게 차명계좌를 개설하게 한 뒤 통장과 도장을 건네받아 마음대로 인출해 사용했다.

김 부장은 2009년 2월 스포츠토토 사무실에 계열사 대표와 부장급 간부를 모아놓고 "조 사장을 잘 알지 않느냐"고 은근히 협박한 뒤 각자 월급의 50%를 반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 전 사장과 김 부장이 이같은 방법으로 2002년 4월부터 지난해까지 65억8600만원을 받아챙긴 뒤 이 중 50억85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친인척까지 동원한 조직적 범행

조 전 사장 등은 스포츠토토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인 만큼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만 자금집행이 가능하다는 점과, 공단 등 감독기관의 사후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이를 피하기 위해 꾀를 냈다.

조 전 사장의 친형인 조모(59)씨를 통해 친인척 명의로 여러 업체를 세운 뒤 일감을 몰아주기로 한 것. 이에 따라 형 조씨는 2005년 7월부터 A사 등 국내외 업체 5곳 이상을 차례대로 설립, 비리 매개체로 활용했다.

이들은 스포츠토토 상무 이모씨와 함께 조씨가 운영하는 업체를 스포츠토토의 협력업체로 변경했다. 이어 용지 및 광고제작 등의 일감을 몰아주거나 대금을 과다계상해 차액을 남기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실제 김 부장은 2007년 투표용지 3892만장을 주문하면서 마치 7447만장을 발주한 것처럼 해 차액 1억3153만원을 챙겼다. 이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돈은 15억7215만원에 이른다.

조씨가 운영하는 업체들은 스포츠토토 납품과 관련해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투표용지와 감열지, 각종 판촉물 및 이벤트 행사 등이 그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사장 등은 통상적인 거래와는 달리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않았다. 심지어 경쟁업체의 발주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는 등 '조작'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조씨의 업체가 경쟁업체 발주 금액보다 조금 낮은 견적서를 제출토록 해 납품업체로 지정되게 한 뒤 이후 시가보다 높은 금액을 받아 차액을 챙겼다. 협력업체로 선정된 4개사는 납품·행사대금을 최대 67%까지 과다계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12월 B사는 시장가가 2억7000만원 상당이던 라이트스탠드를 8억4000만원에 팔아넘겨 5억6280만원을 가로챘다. 이같은 수법으로 스포츠토토가 입은 손해는 모두 42억4452만원에 달한다.

◇친형 업체직원 급여를 계열사가 지급

조 전 사장은 계열사 직원을 조씨의 업체에서 일하게 하면서 급여는 계열사가 그대로 지급하게 하는 등의 배임도 저질렀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조씨는 2004년 4월 스포츠토토온라인에서 근무하던 김모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HOP파트너스(현 이상피앤씨)에서 일하게 해달라면서 급여는 해당 계열사가 계속 지급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직원 김씨는 2004년 4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HOP파트너스에서 근무했고, 급여 및 상여금 1억7449만원은 스포츠토토온라인에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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