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해", "괜히 부담스러워요. 액정을 돌릴 수도 없고, 참"
"난 눈이 작아", "어머니가 해주지 못한 것, 의사선생님은 가능합니다"
LG전자의 음성인식 솔루션 '큐(Q) 보이스'와의 대화 내용이다.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의 딱딱하고 틀에 박힌 대답과는 달리 재치 있고 흥미롭다.
LG전자는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스마트폰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음성인식 솔루션을 '큐(Q) 보이스'를 선보였다.
현재 음성인식 솔루션은 애플의 '시리(Siri)', 삼성전자의 'S보이스', 팬택의 '스마트보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이날 직접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S3, 자사의 옵티머스 뷰를 놓고 음성인식 기능을 비교 시연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는 질문자가 "오늘은 음력으로 며칠이야?"라고 묻자 옵티머스 뷰는 정확한 날짜를 답변했으나 아이폰과 갤럭시S3는 인식하지 못했다. 이어 "그저께는?" 이라고 추가 질문을 하자 옵티머스 뷰는 정확히 답변했으나 갤럭시S3는 네이버에 '그저께는'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줘"라고 묻자, 옵티머스 뷰는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있는 주유소입니다"라고 말하며 구글 지도를 보여줬지만 갤럭시S3와 아이폰은 "검색어를 입력해주십시오"라는 글만 뜨고 인식하지 못했다. 질문자가 '주유소!', '주유소!', '주유소!' 라고 거듭 외쳤지만 나머지 폰들은 묵묵 부답이었다.
◇ '큐(Q) 보이스'의 핵심 엔진, '베르니케'
LG전자는 이러한 음성인식 기술의 차이를 자사가 독자 개발한 '베르니케'에 답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경쟁사 보다 자연어 검색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지능형 음성인식 기능은 음성을 들으면 이를 1차로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한다. 이어 2차로 이 텍스트를 '분석'해 어떤 기능을 수행할 지 판단 후 적합한 기능을 수행하는 절차로 실행된다.
대부분의 음성인식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텍스트가 입력되면 해당 텍스트의 맥락과 일치하는 사항을 자체 구축한 데이터 베이스에서 찾는다. 하지만 사람의 언어는 개인차도 많고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도 다양해 데이터 베이스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래서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이야기할 경우 인식하지 못하거나, 구어체 형식으로 말하면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베르니케'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추론 확률 모델'을 이용,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낸다. 예를 들면 지도를 검색할 때 "여의도와 광화문 지도 검색"과 같은 기계적 명령문 외에도 "여의도에서 광화문 가는 길 알려줘"와 같이 일반 대화체로 말해도 적용이 가능하다.
손진호 LG전자 미래IT융합연구소장은 "본래 '베르니케'는 사전적 의미로 뇌의 한 부분 중 말을 이해하는 영역을 일컫는 이름"이라며 "인간의 뇌가 언어를 이해하고 말을 할 때 기존 기억과 비교하는 것처럼 큐 보이스도 입력된 언어 상황에 가장 근접한 기억에 비추어 알맞은 답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어"큐 보이스는 자연어 처리와 음성 합성 기반 기술을 내재화한 LG전자의 첨단 기술력의 결과물"이라며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베르니케'를 통해 음성인식 솔루션을 킬러 앱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 사용자 경험(UX) 차별화로 앞서가는 '큐 보이스'
'큐 보이스'는 기존 음성인식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기능을 적용했다. 스마트폰 음성인식 솔루션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뿐 아니라 남성 목소리도 제공한다. 또 블루투스와 소리·진동·무음 등 휴대폰 설정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큐 보이스'는 앞선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음성인식과 달리 기존 질문에 연속된 질문을 이해하고 대답할 줄 안다.
예를 들어 "지금 뉴욕은 몇 시지?"라고 물어보면 뉴욕 시각을 알려주고 "그럼 파리는?"과 같이 기존 질문에 이어서 '몇 시지?'를 축약해서 말해도 파리 시각을 보여준다. 한국 맞춤형 서비스로 특정일의 음력 날짜도 확인 가능하다.
사용자의 엉뚱한 질문에도 재치 있게 대답하는 '감성 답변'도 '큐 보이스'만의 특장점이다. "점심 뭐 먹었어"라는 질문에 "신선하고 짜릿한 220V를 먹었지요"라고 답하는 등 감성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 '큐 보이스'의 최종 진화는 '지능형 비서'
'큐 보이스'는 '옵티머스 뷰'에 이어 '옵티머스 LTE 2'에서도 이달 말 '밸류팩' 업그레이드와 함께 서비스될 예정이다. 또 향후 출시되는 LG전자 전략 스마트폰에도 탑재될 전망이다.
향후 LG전자는 지능형 음성인식 다음 단계로 미리 일정도 알려주고 약속 장소 예약까지 실행하는 기능을 갖춘 지능형 비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영어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지역 등 다양한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손진호 LG전자 미래IT융합연구소장(CTO, 상무)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UX)을 통해 '큐보이스'가 세계시장에서 크게 호응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0년 이상 축적한 언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큐 보이스'의 'Q'는 어떤 질문(Question)이든지 빠르게(Quick) 제대로(Quality) 처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