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모 은행에서 2년 전 주택 구입 자금 5000만원을 대출받은 전남 한 지역 경찰서 A경위.
A경위는 최근 대출은행을 갈아타기로 마음 먹었다. 모 은행이 경찰관을 상대로 한 대출 상품의 금리를 4.5%, 최저 4.12%까지 제시했는데 이를 이용할 경우, 이자 비용만 매월 8만원 가량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는 전남 지역 또다른 경찰서 B경위도 이번 기회에 거래 은행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역시 기존 은행보다 이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
23일 광주·전남 일선 경찰서에 따르면 주택·학자금·가계비용 등의 각종 이유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경찰관들이 시중 특정 은행 대출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는 최근 경찰 내부 전산망에 파격적 조건의 금융상품이 소개되면서부터이다.
경찰관들의 이목을 끈 해당 상품은 급여이체와 신용카드 발급, 적금가입 등의 조건과 함께 신용대출 4.15%, 주택담보대출 4.12%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환대출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안은 경찰청이 소속 경찰관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제1금융권 모 은행과 협약한 내용이며 경찰관 대출 시장 규모는 6조원(추정)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찰관 고객의 줄이탈을 우려한 여타 금융권에서도 금리인하 등 각종 혜택을 서둘러 제시하는 등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광주 지역 모 경찰서 C경사는 "금융권에 빚을 지고 있는 경찰관 상당수가 5% 후반대의 연금대출 금리보다 더 싼 해당 상품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 대출은행은 '같은 조건으로 맞춰주겠다. 더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 만나서 이야기 하자'는 등의 말로 떠나려는 발길을 붙잡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경찰서 D경장은 "고금리·고물가 시대 호(好)조건의 대출 제시에 내부 반응은 좋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반면 일부 서민들은 이날 발표된 시중 은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지켜보며 한없이 높은 금융권 문턱에 대한 씁쓸한 반응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