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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대선 경선자금으로 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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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대선 경선자금으로 돈 받았다"
  • 천정인 기자
  • 승인 2012.07.18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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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이동율 "양아들 정용욱에게도 3~4차례 5000만원씩 전달"
"박영준 전 차관, 돈 거절안해 계속 줬다"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와 함께 거액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 측이 지난 대선의 경선 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정선재) 심리로 열린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최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은 "성공한 후배가 대선에 필요한 자금을 순수하게 도와 준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 최 전 위원장이 '개인적 용도로 돈을 사용했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어서 대선 자금으로까지 검찰 수사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또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는 "당시 최 전 위원장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필요한 언론포럼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어왔다"며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매달 5000만원씩 6억원을 지원했다"고 진술했다.

또 "돈을 전달할 때 파이시티 인·허가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며 "최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만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전 위원장은 평소에도 내가 어려움을 호소하면 잘 도와줬다"며 "신한은행 인테리어 공사와 관련해 최 전 위원장의 도움으로 거래가 성사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이씨로부터 받은 8억원 중 6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없었고, 나머지 2억원은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증인심문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씨는 "최 전 위원장의 양아들로 알려진 정용욱 전 정책보좌관이 요청으로 2억원을 최 전 위원장에게 직접 건넸다고"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 전에도 정 전 보좌관에게 3~4차례에 걸쳐 5000만원씩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전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공판에서 이씨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더 많이 준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보다 박 전 차관에게 더 많은 돈을 건네 준 것은 박 전 차관이 돈을 거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전 실장은 공무원의 신분이었고 처음 돈을 건넸을 때 한번 거절한 적이 있어 돈을 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며 "그러나 박 전 차관은 돈을 거절하지 않아 계속 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전 차관이 서울시에서 떠나 있는 상황에서도 돈을 준 것은 인간적으로 도움을 줬다"면서도 "박 차관이 서울시에 재직할 당시 (인·허가 청탁에 대해) 최선을 다해 도와주려는 모습에 고마운 감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파이시티 사업의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고향 후배이자 브로커인 이동율씨로부터 12차례,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1차례에 걸쳐 모두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 전 차관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0월 파이시티 인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이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1억6000여만원을 받아챙기는 한편 2008년 산업단지 승인 알선 등 명목으로 코스닥등록 제조업체 S사 대표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2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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