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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통업체는 소리 없는 전쟁 중…롯데VS신세계 최후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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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통업체는 소리 없는 전쟁 중…롯데VS신세계 최후의 승자는?
  • 정의진 기자
  • 승인 2012.07.1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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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들이 앞 다투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합병(M&A)에 이어 이마트와 GS리테일의 전자랜드, 웅진코웨이 인수 추진 등 올해 상반기 대형 M&A 신드롬의 기세가 거세다.

그 중에서도 유통업계 최대 라이벌로 손꼽히는 신세계와 롯데의 영역 싸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의 하이마트 인수에 따라 신세계의 고삐가 더욱 조여지게 된 이유에서다.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노리는 롯데와 발걸음이 빨라진 신세계의 선두 싸움에 귀추가 주목된다.

◇대형 M&A 스타트 끊은 롯데 "이보다 좋을 순 없다"…최상의 시나리오(?)

반년 넘게 끌어온 하이마트의 새 주인 찾기는 결국 롯데로 확정됐다.

롯데는 지난 6일 유진기업,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HI컨소시엄 등 하이마트 3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 1540만주(65.25%)를 1조2480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격은 8만1026원이다. 이는 롯데쇼핑 자기자본 13조2151억여원의 9.44%에 해당한다.

지난달 하이마트 본입찰에 참여했던 롯데는 MBK파트너스에 밀려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지난 3일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 인수를 중도 포기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롯데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은지 이틀 만에 본계약을 체결, 하이마트를 품에 안았다.

이번 합병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전략적 투자자(SI)인 롯데의 하이마트 인수가 양사에 큰 시너지 효과를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이 롯데와 하이마트 양사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가전 공동구매를 통한 구매력 증대, 물류시스템 통합을 통한 효율성 향상, 하이마트와 롯데마트를 합친 복합형 모델 전개, 하이마트 가전 전문인력을 활용한 롯데 디지털파크의 영업경쟁력 강화 등과 같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이마트가 매각 전 인도네시아 진출을 추진 중이었다는 점에서 2008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롯데마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현재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에 점포 28개를 갖고 있다.

롯데가 가전양판점 1위 업체인 하이마트를 인수함에 따라 기존 유통업계 순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롯데는 가전유통 시장점유율 35%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전국 하이마트 매장 314개를 확보하게 됐다. 롯데마트 가전매장 '디지털파크' 12개를 포함, 일시에 막강한 유통망을 갖춘게 된 셈이다.

지난해 매출액만 따져 봐도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13조8000억원)와 2위 홈플러스(11조5000억원)를 가볍게 따돌린다. 롯데(9조7800억원)와 하이마트(3조4500억원)의 지난해 매출액은 모두 13조2000억여원이다.

연내에 롯데마트가 유통업계 라이벌 이마트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뒤통수 맞은 신세계, 이러다 롯데한테 따라잡힐라…전자랜드 인수해?말아?

롯데의 몸집 불리기는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한 신세계에 큰 타격이 됐다.

물론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신세계도 많은 계산을 거듭했다. 롯데와의 경쟁구도 속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신세계는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전자랜드 인수 여부를 두고 고민했다. 롯데의 하이마트 인수가 어려운데 굳이 돈을 들여 전자랜드를 매입해야 하냐는 얘기다. 결국 신세계는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했다.

문제는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하고 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하기까진 겨우 이틀이 소요됐다. 신세계는 롯데한테 큰 한 방을 맞은 격이 된 것이다.

롯데와 하이마트의 합병 소식은 유통업계의 큰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각 업계의 긍정적인 전망도 쏟아졌다. 반면 신세계는 롯데의 하이마트 인수에 대해 "업계 내 파장을 따지긴 이르다"며 애써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M&A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의 입장일 뿐"이라며 "최종 입찰에 참여도 안했다. 시장에 큰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인수를 포기했던 전자랜드 인수작업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해 내린 결정인 만큼 기존 결정을 번복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업계 내에서는 신세계가 몸통이 커진 롯데를 마냥 지켜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랜드 인수를 재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GS리테일, 호불호(好不好) 전망 속 웅진코웨이 인수하나

지난 6일 GS리테일이 웅진코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양사 모두 시너지를 보긴 어렵다는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기업가치는 플러스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GS리테일이 웅진코웨이를 1조2000억~1조3000억원에 인수한다면 기업가치는 인수 희망가격과 지분법 이익, 조달비용 감안 시 최소 변동이 없거나 플러스가 예상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웅진코웨이 등 신규 투자 부담을 비롯해 GS E&C 지분 1.7% 매각, 정뷰 규제 리스크 우려 등으로 GS리테일 주가가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GS리테일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해마다 높아지는 부채비율 때문이다. 지난해 GS리테일의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20.1%포인트 상승한 108.7%를 기록했다. 웅진코웨이 인수로 인한 추가 금융비용이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GS리테일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게 되더라도 재무건전성은 적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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