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플러스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영화에 이어 황혼의 사랑을 다시 선보인다. 영화의 주인공 이순재(77)도 그대로 TV로 옮겨왔다.
윤류해 PD는 "이 드라마는 동화 같은 사랑이야기다. 만화가 강풀의 원작으로 영화도 성공했다. 2시간 영화가 보여주지 못한 감동을 드라마를 통해 따뜻하고 아름답게 묘사하려고 한다. 모든 분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모든 사람들이 아픔이 있고 그 아픔을 만남과 사랑으로 극복하는 과정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노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마음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38)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김만석'(이순재)과 '송이뿐'(정영숙)의 순수한 사랑과 '장군봉'(김호영)과 '조순이(조양자)의 지고지순한 부부애를 전한다. 노인들의 사랑을 통해 변치 않은 가치를 담아낸다.
극작가 김명호씨는 원작과의 차별점으로 "전체적인 분량이 두 시간 정도인 영화는 원작에 충실했다. 미니시리즈는 16부작이다 보니 몸짓을 키우는 과정에서 젊은 사람들의 사랑과 연세 든 분들의 사랑을 복합시켰다. 좋은 원작을 바탕으로 극을 쓰다보니 부담감이 크다. 하지만 우리 가슴 속에 있는 사랑이라는 보석을 캐내기 위해 광부가 된 마음으로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이순재는 전형적인 가부장 세대인 무뚝뚝한 76세 '김만석'을 연기한다. 성격이 급해 느리고 종종거리는 아내에게 평생을 버럭버럭 소리 지르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살았다. 우유 배달원을 하며 노년의 사랑을 키워간다.
이순재의 상대역이자 파지를 수거하는 순하고 여린 77세 '송이뿐'은 정영숙(65)이다. "처음 대본을 받고 포근했다. 젊은이들의 사랑이 있지만 이 작품은 노인들의 모습에 귀여움으로 다가가 애잔함과 감동으로 표현한다. 어린 친구들의 사랑을 다루는 다른 드라마와 다른 새로운 감각이 있지 않을까 싶다. 연애하는 마음으로 촬영하니 설렌다"고 기대했다. "이 작품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사람은 사랑을 위해서 산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은 사랑을 하다가 자녀를 낳으면 아이들에게 그 사랑을 다 쏟는다. 이 드라마를 통해 부모와 어른들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자상하고 따뜻한 78세 주차관리원 '장군봉'은 김호영(66)이 맡았다.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중학교를 중퇴한 뒤 미군부대에서 얻은 운전면허증으로 살아가다 부잣집 딸인 '조순이'(조양자)와 사랑에 빠졌다. 분신 같은 존재였던 아내 '조순이'에게 치매가 찾아오면서 힘겹게 사랑을 지켜가고 있다.
김호영은 "'장군봉'은 사람, 이웃, 가정 등 모두에게 베푸는 이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되면 주위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번 드라마로 이순재 대선배와 처음으로 함께 호흡하게 됐다.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치매에 걸린 74세 할머니 '조순이'는 조양자(57)다. '장군봉'의 처로 미군부대에서 클럽을 운영하던 부유한 집 딸이었다. 화가가 꿈이었으나 '장군봉'을 만나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다가 스무 살 언저리에서 기억이 멈췄다.
"치매를 말로만 들었는데 현실로 접하는 것은 처음이다. 연기하느라 힘들었다. 시간 날 때마다 구립 치매센터를 가서 시간별로 노인들을 보고 관찰했다. 이 역할을 맡으며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는 부모의 말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젊은이들의 사랑은 그룹 'SS501' 출신 김형준(25)과 탤런트 김윤서(26)가 선보인다.
김형준은 서울대 출신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옥수동 주민센터 공익근무요원인 28세 '정민채'다. 12세 때 의붓아버지의 폭력을 못 견뎌 가출한 후 세상의 거친 곳은 다 거쳤다. 생존경쟁을 통해 더욱 강하고 스마트해졌다. 가슴 아픈 가족사 때문에 사람에게 얽히는 것을 싫어하고 말을 길게 하는 것은 딱 질색이다.
"천재라는 호칭이 너무 좋다. 실제의 내 모습은 평범하고 공부도 보통으로 했다. 여기서는 잘나가는 사람이다. 걱정이 많이 되지만 하다 보니 캐릭터에 빠지고, 마음에 든다. 나도 실제 이런 천재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김윤서는 주민센터 복지사이자 '김만석'의 손녀인 27세 '김연아'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할아버지 '김만석'을 닮아 호통도 잘 치고 고집이 세다. 열혈, 다혈질이지만 비 오는 날 따라오는 강아지를 외면 못하고 구걸하는 걸인에게 속아주는 다정한 성격이기도 하다.
김형준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대본 리딩 때 처음보고 걱정을 많이 했다. 친해지지 못한 상황에서 촬영에 들어갔는데 실제 상대하다보니 재미있고 장난도 잘치고 밝은 성격이다. 실제 나이도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16일 밤 9시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