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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조수표범의 변명 "설 명절 제수용품 마련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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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조수표범의 변명 "설 명절 제수용품 마련하려고"
  • 김상미 기자
  • 승인 2012.01.16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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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60대 남성이 서울시내 재래시장에서 위조수표로 대추·곶감·버섯 등을 구입하다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은 '설 명절에 쓸 제수용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했다'고 변명했다.

16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공문서 위조 전과 14범인 노모(61)씨는 지난해 11월께 빚 독촉에 시달리던 중 빚도 갚고 설 명절에 필요한 제수용품도 마련할 겸 수표를 위조하기로 마음먹었다.

컬러복합기를 집에 들여놓은 노씨는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10만원권 수표 30매와 5만원권 지폐 150매를 복사했다.

특히 5만원권을 위조할 때는 위조방지 은선 부분에 은박지를 부착하는 수법까지 썼다. 앞뒷면 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지폐는 선별한 뒤 뒷마당에서 소각하는 치밀함까지 자랑했다. 그 결과 진짜 화폐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한 10만원권 수표 17매와 5만원권 지폐 63매를 확보할 수 있었다.

기회를 노리던 노씨는 재래시장을 범행 장소로 택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이 제수용품을 사고파는 이들로 혼잡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상인들이 소액수표에 대해서는 진위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도 악용했다. 범행 수법으로는 값싼 물건을 사며 10만원짜리 수표를 제시한 뒤 거스름돈을 챙기는 방법을 골랐다.

지난 11일 서대문구 홍제동 시장으로 간 노씨는 제과점·정육점·속옷가게에서 1만~2만원대 물건을 구매하며 10만원권 수표를 건넨 뒤 거스름돈을 받아 챙겼다.

중구 오장동 중부시장(건과물 전문시장)으로 이동한 노씨는 대추·버섯·곶감 상점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거스름돈을 챙겼다.

예상대로 수표를 받은 대부분의 상인들이 노씨의 신분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수표 뒷면에 가짜 전화번호를 적었지만 이 역시 들키지 않았음은 물론.

가게 8곳을 다니며 쓴 노씨가 쓴 위조수표는 10만원짜리 수료 8장에 받아 챙긴 거스름돈은 63만9000원이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노씨의 행동을 수상쩍게 여긴 한 상인이 가까운 은행을 찾아가 위조수표 여부를 확인했다. 은행에서 나온 이 상인은 다른 상점에서 멸치를 사고 있는 노씨를 발견하고는 그길로 경찰에 신고했다.

검거된 노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설 명절에 쓸 제수용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통화위조 혐의로 구속하고 현재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상점에서 10만원권 수표를 사용하려는 손님이 있을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신분증을 확인하거나 수표번호를 확인하는 등 예방책도 숙지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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