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전화해 욕설을 하는 등 허위신고를 일삼던 40대 남성이 절도 혐의로 체포돼 경찰과 마주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김모(40)씨를 야간주거침입절도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7일 양재동의 한 교회에 침입해 현금 10만원과 노트북 2대, 스타렉스 차량 등 모두 1000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훔친 차량을 타고 달아나 행방이 묘연했던 김씨는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활용해 뒤를 쫓던 경찰에게 지난 5일 붙잡혔다.

김씨를 상대로 장물 처분 여부를 조사하던 경찰은 김씨의 휴대 전화 발신 목록에 무수하게 찍힌 112 번호를 발견했다. 김씨가 휴대전화를 개통했던 지난 4월14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40여일동안 112에 전화를 건 횟수는 70여회였다.

경찰은 김씨를 추궁하는 한편 통화 내용 확인에 나섰다. 김씨의 욕설로 시작해 욕설로 끝나는 통화가 대부분이었다. 경찰은 김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훔친 노트북은 직접 사용하고 차량은 동대문구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내 이야기를 친절하게 들어주고 대답해주는 사람을 찾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휴대 전화 발신 목록을 확인한 결과 112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 내역 대부분도 걸려온 전화에 친절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는 콜센터 등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오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