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늘고 있다. 특히 극장이나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 속 안전수칙이나 대피요령을 살피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평소 극장을 자주 찾는다는 박지은(32·여·춘천시)씨는 "수백번 극장을 다녔어도 보지 않던 화재대피요령 광고를 이젠 집중하면서 보게 된다"며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날지 모른다는 걸 이번 사태를 보면서 확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시내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박혜진(26·여)씨는 "버스를 타면 안전장치가 있나 확인하게 된다"며 "사고가 날 경우 어떻게 대비할지 한 번씩 상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전준혁(38)씨는 "사업차 외국을 자주 나가는 편인데 이제 저가항공보다는 큰 항공사를 이용한다"며 "시기가 시기인 만큼 휴가철에도 물가보다 산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정주부 류모(54·여)씨는 "운전하고 다니는 가족들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하도록 항상 당부하고 있다"며 "건강보험과 운전자보험도 좋은 등급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안전의식 확산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씨랜드 참사 등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수많은 대책들이 쏟아져 나옴과 동시에 사회 전체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퍼졌지만 결국 오래 지나지 않아 잊히고 또 다시 사고가 재발하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박사는 "이 같은 시민들의 반응은 주의를 환기시키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사건이 생길 때만 안전의식이 강조되는 것보다 평상시 우리 의식 속부터 바뀌어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