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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원망스러운 제자'…취업난이 빚은 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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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원망스러운 제자'…취업난이 빚은 세태
  • 조명규 기자
  • 승인 2014.05.15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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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맞았지만 쉽사리 모교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취업준비생들이다.

취업준비생 이모(28·춘천시)씨는 고3 수험생 시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대학 합격소식에 함께 기뻐했던 선생님을 찾고 싶지만 취업도 못한 상태에서 모교를 찾으려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씨는 "변변찮은 직업이 없는 현실이 원망스럽기도 하다"며 "선물을 사고 싶어도 3000원짜리 학식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처지에 신세 한탄만 할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함모(25·여)씨도 "감사라는 것도 여유가 되는 사람만 가능하다"며 "취업문을 뚫고 양손 가득히 선물을 들고 모교에 가는 상상만 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4월 강원지역 취업자는 73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4000명(3.3%)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간 감소세를 보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도는 여전히 전국 시·도 대비 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쟁이 심한 대기업이나 공기업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찾을 것을 권했다. 실제 도내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처지다.

춘천고등학교 박영우 교사는 "바쁜 시간 꼭 찾아오지 않더라도 연락을 해서 옛 추억도 생각하며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학교를 찾아올 생각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선생으로서 아름답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누구에게나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하는 취업준비가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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