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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팽목항 어버이날' 오열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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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팽목항 어버이날' 오열만 가득
  • 류형근 기자
  • 승인 2014.05.08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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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줘야지. 아들아…"

세월호 침몰사고 23일째, 어버이날이기도 한 8일 실종자 가족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이날은 이른 오전부터 돌아오지 않는 자녀를 애타게 부르는 어머니들의 절규로 시작됐다.

한 어머니는 팽목항 선착장에 마련돼 있는 법상 앞에서 수차례 절을 하며 어버이날을 맞았다.

하지만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는 눈물을 흘렸고 이내 울음을 터뜨리며 바다를 향해 돌아오지 않고 있는 딸의 이름을 연신 불렀다.

한 어머니는 바다가 보이는 선착장에서 서 두손을 모아 대답없는 아들의 이름을 외쳤다.

"아들아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줘야지. 왜 안와. 엄마가 미안해"라며 절규했다.

이날 실종자 가족을 찾아온 백발의 한 어머니는 연신 울고 있는 자식에게 차마 다가갈 수 없어서 인지 실종자가족대기소 천막 뒷편에 앉아 강한 바람만 일으키는 하늘을 원망하며 눈물을 보였다.



팽목항 선착장에 나란히 걸려있는 노란리본에 담긴 메시지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한 어머니는 전날 선착장 난간에 "○○아 엄마 아들이어서 정말 행복했다"라는 내용을 노란리본에 적어 걸어뒀다.

이 리본 옆에는 "엄마! 난 엄마 아들이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진짜로"라는 노란리본도 걸려 바람에 흩날렸다. 이를 본 방문객은 그자리에 서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자원봉사자들은 카네이션 대신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뒤에서 실종자 가족을 묵묵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 급식 자원봉사자는 "어버이날이어서 그런지 실종자 가족들은 아침 식사조차 거르는 것 같다"며 "자녀들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의 마음도 몰라주고 수색에 방해되는 강한 바람만 일으키는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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