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은 기다림의 장소가 돼버린 것 같아요. 바닷속에 있는 가족 뿐만아니라 옷·인형·신발 등 유류품도 주인을 찾고 있어요"
세월호 침몰 사고 22일째인 7일 오전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시신임시안치소 옆에 마련된 유류품보관소.
침몰사고 이후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각종 유류품 500여점이 이곳으로 건네져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닷물에 흠뻑 젖은 옷가지 등은 컨테이너박스에 연결된 빨랫줄에 걸려 말려졌다.
짝잃은 신발과 동물 모양의 인형 수십개도 햇볕을 받으며 참상을 잊고 싶은 듯 짠물을 날려버리고 있었다.
찢어진 채 발견된 옷가지, 기름 뒤집어 쓴 슬리퍼 등은 당시의 사고를 대변해 주고 있는 듯했다.
유류품보관소 내부에는 여자 승객의 것으로 보이는 눈썹정리용 미용칼, 작은 빗도 보였다.
이곳으로 오는 유류품은 세월호 사고 해역 주변에 떠오른 것을 해경 등이 수거한 것이다. 수사에 필요한 물건의 경우 해경이 자체 수거하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는 유류품은 보관소로 보내진다.
실종자 가족이나 유족들이 보관소를 찾아 유류품을 살펴보지만 아직까지 단 1점의 유류품도 주인이나 실종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곳에서 보관되는 유류품은 주인이 찾아가지 않을 경우 60여일정도 인터넷에 공고된 뒤 경매에 넘겨지고 국고로 환수된다.
유류품 보관소 관계자는 "사고초기부터 유류품보관소가 운영되고 있다"며 "실종자 가족과 유족 등이 보관소를 방문하지만 유류품을 찾아간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찢어진 옷가지나 짝잃은 신발 등을 보면 당시의 참상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