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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관광객이 열광하는 'K-약국' 명동에 30여 업소 성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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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관광객이 열광하는 'K-약국' 명동에 30여 업소 성업 중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6.03.0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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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인 약국 지출 금액 1414억원…전년 보다 142% 증가
관광 필수 코스 안착…명동에 외국인 상대 약국 약 30여곳 성업 중
▲ 지난 2월 26일 서울 중구 명동의 대형 약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월 26일 서울 중구 명동의 대형 약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평일 오후나 주말이면 외국인 관광객 대기줄이 생길 정도입니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명동의 대형 약국인 레디영약국에서 만난 한 약사는 이렇게 말했다. 명동 일대 약국은 이미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날 명동 상인들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부터 4호선 명동역 사이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약국이 약 30곳가량 들어서 있다.

규모는 건물 1층과 2층을 모두 사용하는 대형 매장부터 3~4평 남짓한 소형 매장까지 다양하지만,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된 가격표를 매대에 붙여 놓은 점은 공통적이었다.

이들 약국에는 중국어·일본어가 가능한 직원이나 현지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상당수 약국에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서오세요"보다 "헬로우"나 "환잉꽝린(어서 오세요)"이 먼저 들렸다. 흰 가운을 입은 약사들이 상주하며 계산대뿐 아니라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상담에도 직접 나선다.

현장에서 만난 한 약사는 "주말 근무 약사와 평일 근무 약사를 따로 둘 정도로 외국인 손님이 많다"며 "특히 명동 메인 거리에 있는 약국들은 경쟁이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관광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태국에서 온 한 관광객은 "약국에는 한국인들이 실제 사용하는 다양한 의약품을 한 번에 살 수 있어 좋다"며 "올리브영과는 다른 제품들이 많아 일부러 찾게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 숏폼 플랫폼을 통해 '한국 약국 쇼핑'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본격화됐다. 한국 여행에서 화장품뿐 아니라 약국 방문이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한국인처럼 살아보기’ 보고서에서 "한국 쇼핑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화장품과 영양제 등 약국 웰니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지난해 외국인이 약국에서 지출한 금액은 1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2% 늘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대상 약국이 늘어나면서 제약사와 도매상들의 납품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이날 명동 일대에서는 의약품 도매상들이 약국을 돌며 가격과 납품 조건을 두고 영업을 벌이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한 의약품 도매상은 약국을 돌며 “이 약은 어디에서 얼마에 들여왔느냐”, “우리가 더 저렴하게 공급한 제품이라는 걸 알고 있느냐”는 등의 말을 건네며 시장 상황을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대한약사회는 명동의 외국인 대상 약국을 지난해 논란이 된 창고형 약국과는 다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명동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관광객을 겨냥한 약국이 생긴 것은 오래된 흐름"이라며 "창고형 약국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의료 서비스 없이 물건을 사듯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소비하는 방식은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의약품이 공산품처럼 소비되는 문화로 굳어질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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