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일반회원에 같은 보상…탈퇴 마친 고객도 보상 대상
올해 쿠팡Inc 1~3분기 합산 순이익 규모보다 4.4배 많아
쿠팡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모두 1조685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쿠팡은 다음 해 1월 15일부터 1조6850억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고객에게 지급할 방침이다.
대상은 지난달 말 개인정보 유출 통지받은 3370만 계정의 고객이다. 보상은 와우회원·일반회원 모두 똑같이 지급하며 개인정보 유출 통지받은 탈퇴 고객도 포함된다. 앞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3370만 계정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구매 이용권 사용을 차례로 안내할 예정이다.
쿠팡은 이들에게 ▲로켓배송·로켓직구·판매자 로켓·마켓플레이스 쿠팡 모든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원) ▲알럭스 상품(2만원) 등 고객당 모두 5만원 상당의 1회 사용이 가능한 4가지 구매 이용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상 고객은 다음 해 1월 15일부터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차례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추후 다시 공지될 예정이다. 쿠팡 측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며 고객 신뢰를 복원하기 위해 고객 보상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상안은 쿠팡Inc의 수익 구조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쿠팡Inc의 순이익률은 1%대 수준으로, 올해 1~3분기 합산 순이익은 3841억원에 그쳤다.
이번 보상액은 순이익의 4.4배 웃돌며,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940억원)과 비교하면 17.9배에 달한다. 앞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이 지난 7월 500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내놓은 것과 비교해도 3배 이상 큰 규모다. 또 이번 보상안은 쿠팡이 10년 동안 국내 물류망 구축에 투자한 금액(6조2000억원) 대비 30% 수준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단기적인 재무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고객 신뢰 회복과 사태 조기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쿠팡의 모든 임직원은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고객에게 얼마나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쳤는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객을 위한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는 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쿠팡은 가슴 깊숙이 ‘고객 중심주의’를 실천, 책임을 끝까지 다해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면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이달 30~31일로 예정된 국회 6개 상임위원회 연석 청문회 불출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의장은 전날 본인 명의의 첫 공식 사과문을 내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매우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린 지금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국 쿠팡이 불편을 겪으신 한국 고객들에게 보상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