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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업' 문화 이끈 네이버, 오픈 커뮤니티 재도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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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업' 문화 이끈 네이버, 오픈 커뮤니티 재도전 이유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12.28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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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직영 오픈 커뮤니티, 내년 1월 말 출시
검색·홈피드·오픈톡과 연계한 소통 강화
AI 활용 기대 속 여론 관리 역량 시험대
▲ 네이버에 따르면 내년 1월 28일에 오픈 커뮤니티 '라운지'가 출시한다. 사진은 '라운지' 서비스 예시 (사진=네이버 제공)
▲ 네이버에 따르면 내년 1월 28일에 오픈 커뮤니티 '라운지'가 출시한다. 사진은 '라운지' 서비스 예시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내년 1월 28일 개방형 커뮤니티 '라운지'를 선보입니다. 디시인사이드 등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처럼 누구나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유머, 일상 등 주제별 게시판에서 게시글과 댓글, 오픈톡(채팅방)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엔터, 스포츠, 유머, 자동차 분야 게시판을 우선 운영합니다. 향후 패션, 뷰티, 취미, 게임, IT 등의 분야로 확장합니다.

통합검색, 홈·주제피드, 지식인(iN) 등과도 연계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관심 있는 주제를 검색하다 라운지에서 관련 이슈에 의견을 남기고 다른 이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입니다.

포털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개방형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네이트 '판'이나 한때 국내 대표 인터넷 공론장이었던 다음 '아고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네이버 역시 과거 유머 커뮤니티 '붐'을 운영한 바 있습니다. 게시글 추천을 뜻하는 '붐업', 비추천을 의미하는 '붐다운(붐따)' 등 2000년대 중후반 한국 인터넷 문화를 대표하는 용어를 만들었죠.

하지만 인터넷 이용 환경 변화로 지난 2014년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현재 모바일 서비스 '뿜'이 명맥을 이어왔으나 대형 커뮤니티로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첫 개방형 종합 커뮤니티를 출시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라운지, AI 추천·광고 고도화 '데이터 허브' 될까

업계는 라운지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 허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어떤 주제에 반응하고 어떤 이슈에서 토론이 활발한 지에 대한 정보는 검색·쇼핑·콘텐츠 추천 전반에 활용 가치가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특정 스포츠 종목이나 게임 관련 라운지에서 활발히 활동할 경우 관련 뉴스·영상·쇼핑 상품이 검색 결과나 홈피드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포털 내부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라 활용과 통제 모두 자유롭습니다.

광고 사업 측면에서도 라운지는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네이버는 사실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입니다. 여느 커뮤니티 못지않게 국민 관심사와 실시간 트렌드를 알 수 있습니다. 광고주로서는 이용자 관심사에 맞춘 광고를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악플 확산, 커뮤니티 특정 성향화, 여론 왜곡 우려 이겨낼 수 있을까

다만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엔터·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가 중단된 가운데 악플이나 조롱성 발언이 엔터·스포츠 라운지에 모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정 성향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과제입니다. 국내에는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더쿠, 루리웹, 엠엘비파크, 뽐뿌, 클리앙, 보배드림, 오늘의유머 등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정치 성향이나 성별, 연령대에 따라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습니다.

성향이 비슷한 이용자끼리 모이니 확증편향이 생기고 성별·정치 갈등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포털 직영 커뮤니티라고 해서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여론 조작 가능성도 과제입니다. 조직적인 댓글·추천 조작이 있을 경우 포털 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아고라' 역시 여론 왜곡 논란과 정치적 부담에 2019년 1월, 서비스 개시 15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네이버는 뉴스 댓글 문제로 여러 차례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댓글 정렬 방식 변경, AI 필터링 등 다양한 해결책을 냈지만 여론 관리 책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엄격합니다.

네이버는 클린봇 등 기술을 통해 악성 댓글과 비정상적 이용 행태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려는 듯 정치·시사 카테고리는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서비스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만큼 커뮤니티가 어떤 방향으로 작동할지 알 수 없습니다. 라운지가 네이버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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