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히자 마통 몰리며 신용대출 2달간 1.7조 급증세
최근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 달 반 만에 0.5%포인트(p) 넘게 뛰었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이나 '빚투'(빚내서 투자)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점차 불어나는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5일 기준 3.91~6.21%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한 지난달 27일 기준 3.77~6.07%과 비교해 0.14%p 더 올랐다. 앞서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했던 10월 23일과 비교하면 3.39~5.69%에서 6주 만에 0.52%p 뛰면서 상단이 6%를 훌쩍 넘어간 상태다.
이 기간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주담대 금리는 3.73~5.13%에서 4.22~5.62%로 0.49%p 올랐다. 신한은행 주담대는 3.59~5.00%에서 4.12~5.53%로 0.53%p 뛰었다. 하나은행 주담대 금리는 3.589~4.789%에서 4.150~5.350%로 0.561%p 급등했다. 우리은행 주담대는 3.64~4.84%에서 4.15~5.35%로 0.51%p 상승했다. 농협은행 주담대 금리는 3.39~5.69%에서 3.91~6.21%로 0.52%p 솟았다.
한은이 환율과 집값 상승세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하면서,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관측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는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시장금리를 반영한 수신금리 인상도 은행의 조달비용을 높이면서 여신금리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담대 고정금리 산출에 반영되는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은 4일 기준 3.484%p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23일 기준 2.983% 대비 0.501%p 오른 수준이다.
실제 은행들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평균금리는 4%를 훌쩍 넘어간 상태다. 지난달 공시 기준 4.226%로 집계됐다. 상반기 말 공시 기준 3.942%에서 하반기 들어 0.284%p 상승하며 평균 4%를 웃돌고 있다.
이 기간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3.83%에서 4.12%로 0.29%p 올랐다. 신한은행은 4.11%에서 4.16%로 0.05%p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4.06%에서 4.17%로 0.11%p 뛰었다. 우리은행은 3.92%에서 4.21%로 0.29%p 급등했다. 농협은행은 3.79%에서 4.47%로 0.68%p 치솟았다.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5일 기준 3.94~5.45%로 집계됐다. 실제 취급한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10월 평균 4.202%, 마이너스통장은 4.57% 수준이다.
5대 은행의 월간 신용대출 증가폭은 10월 9251억원에 이어 지난달 8316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가 막히자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차주나, 코스피 랠리 등에 빚으로 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몰리면서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대폭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