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소음과 냄새 학습해 사람 피하지 않게 돼
IoT 스마트장비 설치…무게 감지해 출입문 차단

최근 서울 도심에서 쥐가 급증한 가운데 서울시가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투입한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쥐 개체 수가 늘면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쥐 조치 요청과 사체 처리 등 민원은 2023년 1886건에서 2024년 2181건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 7월까지 1555건이 접수됐다.
올해 폭염으로 인한 도시 열섬 효과로 하수도 내 온도가 상승하면서 쥐들이 지상으로 이동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도시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 쥐 활동성이 증가한다.
또 폭우로 하수도가 침수되고 먹이가 유실되면서 쥐들의 지상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재개발 공사로 기존 은신처가 파괴되면서 쥐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일이 잦아졌다.
재개발 공사로 인한 소음과 진동이 늘어 서식지가 불안정해지면서 쥐들이 사람 생활권으로 유입 중이다.
서식지를 잃은 쥐들은 음식물 쓰레기 수거장이나 시장 등 먹이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쥐들이 인간 소음과 냄새를 학습하면서 사람을 피하지 않게 됐다. 심지어 야행성인 쥐들이 주행성으로 바뀌면서 낮 시간대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가 늘어나면 위생 상태가 나빠지고 렙토스피라증이나 신증후군출혈열 등 감염병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민간 전문 방제 기관과 협력해 IoT 기반 구서(驅鼠)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쥐 서식·먹이원 집중 지역(시장, 음식점 밀집지 등)에 IoT 스마트 장비를 설치한다. 장비 1대당 비용은 한 달에 2만5000~5만원 수준이다.
약제로 유인된 쥐가 장비 안으로 들어가면 자동 셔터가 작동한다. 무게가 감지되면 출입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쥐가 포획되면 경보가 발령된다.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해 경보가 작동한다. 경보가 작동하면 통합 상황실이 확인하고 현장에 직원이 출동한다. 직원은 포획된 쥐를 수거한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쥐가 아닌 다른 동물이 포획돼 폐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쥐 사체를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시는 25개 자치구에 장비 설치를 위한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