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메신저 접속 불가능에 해당 부서 전화·직접 방문
축제철 앞두고 자원봉사자 포털 사용도 사용 ‘불가능’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발생 21일째를 맞았지만 공직자들이 활용하는 상당수 시스템이 여전히 정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공직자 간 소통용 메신저 프로그램이 작동 중단되면서 부서를 직접 찾아가는 일이 빈번해졌고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민간 플랫폼도 여전히 복구되지 않아 지방 재정 수입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행정안전부와 광주지역 일선 자치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체 709개 중 324개 행정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복구율은 45.7%를 기록 중이다. 이 중 1등급 시스템은 40개 중 31개(77.5%), 2등급 시스템은 68개 중 38개(55.9%)가 복구됐다.
은행, 공항 등에서 안전하고 간편하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대민 시스템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1등급)', 공직자들이 외부에서 행정망에 접속해 업무를 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정부원격근무서비스(2등급)' 등이 재개됐다.
그러나 공직자들의 주로 사용해 온 여러 내부 시스템은 여전히 복구되지 않아 현장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공직자들이 업무 소통을 위해 사용해 온 온나라메신저(온톡)는 이날 현재까지도 사용이 어렵다. 로그인을 시도할 경우 소속 지자체 또는 자치구 선택 과정에서 접속이 불가능하다. 공직자들은 전화로 소통하거나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직접 해당 부서를 찾아가고 있다.
일선 소방서와 연결되는 재난안전 신고 공유 시스템도 작동이 중단됐다. 소방서를 통해 접수된 관내 주요 재난·사건사고 공유가 늦어지면서 자치구 차원의 초동대응도 느려졌다.
지자체 주관 행사에 투입되는 자원봉사자 모집도 어려운 상황이다. 자원봉사포털1335 역시 국정자원 화재로 접속이 막히자 가을 축제를 앞둔 지자체들은 자원봉사센터 등을 수소문해 자원봉사자를 직접 구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 민간 플랫폼 '위기브'도 국정자원 화재 이후 접속이 불가능해지면서 이를 주로 사용해온 자치구는 재정 확보에 빨간 불이 켜졌다.
위기브는 행정안전부가 만든 고향사랑기부제 공공 플랫폼 '고향사랑e음'의 초기 안착 문제로 전국 많은 지자체들이 대안으로 선택한 민간 플랫폼이다. 전국 55개 지자체가 가입돼 있다.
위기브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활용해온 광주의 한 자치구는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재정 수입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해당 자치구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구가 모금한 고향사랑기부금 중 60%가 위기브를 통해 모였다. 올해는 모금액이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5배가 늘었는데 대다수가 위기브를 통한 모금이었다"며 "수입 확대를 위해 연말정산 홍보도 앞당겨 지난 8월부터 진행해왔는데 국정자원 화재가 변수가 될 줄 몰랐다. 하루빨리 복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자치구 관계자도 "행정안전부가 만든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플랫폼 '고향사랑e음'은 정상작동 중"이라며 "위기브도 빨리 복구해 고향사랑기부제 취지에 맞는 운영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 전산실에서 작업자 13명이 리튬 배터리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튀며 불이 났다. 이 불로 709개 행정 시스템 가동이 중단되면서 현재까지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국민 일상에 영향이 큰 보훈서비스와 법령정보서비스 등 1·2등급을 포함해 미복구 시스템 289개를 이달 말까지 복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