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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0억대 한-베트남 가상자산 환치기 조직 적발…'테더'가 검은돈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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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0억대 한-베트남 가상자산 환치기 조직 적발…'테더'가 검은돈 통로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10.01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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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본부세관, 국제 환치기 조직 불구속 송치
▲ 가상자산 이용 한-베트남 9200억원 환치기 조직 검거 사건 개요도. (사진=대구본부세관 제공)
▲ 가상자산 이용 한-베트남 9200억원 환치기 조직 검거 사건 개요도. (사진=대구본부세관 제공)

스테이블 코인 테더를 이용해 한국과 베트남 간 수천억원의 불법 외환거래를 벌인 국제 환치기 조직이 검찰에 넘겨졌다.

대구본부세관은 베트남 남성 2명과 베트남 출신 귀화 여성 3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무등록 외국환업무)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상자산인 테더(USDT) 등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해 한국과 베트남 간 불법 송금·영수를 대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거래 7만8489회, 금액은 9200억원에 달한다.

세관에 따르면 조직원 A(30대·베트남)씨는 2014년 취업비자로 입국해 2020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고 베트남으로 돌아간 전력이 있다. 그는 국내에서 알게 된 환치기 계좌주 B(40대·여)씨 등과 함께 국제 환치기 조직을 결성했다.

조직은 베트남에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로 전송해 원화로 환전한 뒤 지정 계좌로 이체했다. 또는 의뢰인으로부터 받은 국내 자금을 가상자산으로 환전해 베트남으로 송금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환치기 조직이 국내에서 영수 대행한 금액은 한화 약 8430억원, 베트남으로 송금한 금액은 약 770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직원들은 베트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Zalo'를 통해 송금 정보를 주고받았다. 계좌주 B씨 등은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이용해 추적을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입건된 조직원 가운데 베트남 남성 2명은 검거되지 않은 상태로 송치됐다. 세관은 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이들을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직을 통해 베트남에서 자금을 들여온 이용자 다수는 화장품·의료용품 수출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법인계좌로만 거래가 이뤄진 곳은 70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수익금은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업체 가운데 개인계좌로 거래된 곳도 다수인 데다 베트남과 한국 간 코인 시세가 다르다는 등 이유에서다.

또한 이번에 검거된 조직원들은 고용된 인원이어서 상선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관은 베트남으로 자금을 송금한 이용자들에 대해서도 차명거래 여부를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대구본부세관 관계자는 "가상자산 환치기는 단순한 외국환거래법 위반을 넘어 마약거래, 도박자금 등 불법 자금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며 "국민경제를 위협하는 불법 환치기에 계속해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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