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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주 4.5일제 관철 요구…"급여 늘리고 근무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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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주 4.5일제 관철 요구…"급여 늘리고 근무 줄여라"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9.16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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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총력투쟁 결의대회 개최, 오는 26일 총파업 예고
"수년 걸려 당장 시작해야"…사측과 이견에 조건부 부분 시행 전망도
▲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9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주4.5일제 도입을 핵심 쟁점으로 신규채용 확대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98%의 찬성률을 얻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뉴시스
▲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9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주4.5일제 도입을 핵심 쟁점으로 신규채용 확대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98%의 찬성률을 얻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에서 금융업권 노동자들이 주 4.5일제 도입 요구에 점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저출산 문제 완화를 위해서는 시중은행을 위시한 금융사들부터 선제적인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타 업권 대비 높은 연봉 수준은 여론 반대의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이날 오후 6시 30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9.16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오는 26일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금융노동자들의 전면적인 투쟁 결의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자리라는 설명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3월 올해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제출한 뒤 사측과 교섭을 진행해왔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주 4.5일제 전면 도입과 함께 임금 5% 인상, 정년 연장, 신규 채용 확대 등을 제시했다. 반면 사측에서는 주 4.5일제 전면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과 2.4%의 임금인상률 등 이견차를 보여 교섭이 결렬됐다.

이에 금융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조정중지가 결정됐다. 이후 노조는 이달 1일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94.98%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확정했다. 이번 총파업이 단행되면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이 된다. 앞선 사례처럼 총파업을 하더라도 점포별 인력이 남아 영업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2002년 금융노조가 주 5일제 합의를 이끌어낸 이후 대한민국 모든 사업장이 주 5일제로 전환되기까지 9년이 걸렸다"며 "앞으로 10년을 내다본다면 지금 당장 주 4.5일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시간 노동은 저출생과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주 4.5일제는 고액 연봉자의 요구가 아닌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풀어낼 구조적 해법이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월~목요일까지 영업시간을 현행 오전 9시~오후 4시가 아니라 오전 9시30분~오후 4시 30분으로 하고, 금요일에 주 4.5일제를 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월~목요일에 문 닫는 시간을 늦추면 그 때 이용이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이자장사' 질타를 받으며 목소리를 낮췄던 금융노조는 이재명 정부 들어 주 4.5일제 관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해 금융노조의 투쟁을 지지하는 연대 발언을 이어가며 힘을 실을 예정이다.

반면 타 업권 대비 높은 급여 수준은 이 같은 요구안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출 이자로 거둔 막대한 수익으로 고연봉을 받으면서 근무 시간은 줄여 고객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임직원이 올해 상반기 수령한 평균 급여액은 635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6050만원) 대비 4.96%(300만원) 증가한 액수다. 월급 1000만원 수준을 넘어 연봉으로 단순 환산하면 1억3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은행의 퇴직자는 평균 5억원대 이상을 수령하고 10억~11억원이 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금 인상률 요구는 앞선 사례들처럼 노사 양측의 제시안이 조율되는 과정에서 중간 지점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주 4.5일제 전면 도입의 경우 조건부 부분 시행 등의 방식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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