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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에 지지율 하락, 속내 복잡한 민주…일각에선 ‘선 긋기’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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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에 지지율 하락, 속내 복잡한 민주…일각에선 ‘선 긋기’ 조짐도
  • 이광수 기자
  • 승인 2025.08.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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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이후 李대통령 지지율·민주당 지지율 동반 하락
與, 중도층 민심 이반 등 사면 추가 파장 예의주시
당내 일각 ‘선 긋기’ 목소리…“사면했다고 입시비리 용서는 아냐”
합당도 거론되지만 쉽지 않아…“지역구 공천 경쟁 등 겹쳐 난제”
▲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하는 조국. /뉴시스
▲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하는 조국. /뉴시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으로 정치 무대에 복귀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공개적으로는 “무리한 수사·기소 피해자”라는 범여권 일부 지지층의 목소리에 공감하지만, 당 지지율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조 전 대표 사면이 지목된 주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추가적인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조 전 대표가 공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어 조 전 대표의 사면과 관련한 민심이 추가적으로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 전 대표는 출소 사흘 만인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첫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내년 6월 열릴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조 전 대표는 18일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어떤 경우든 내년 6월에 국민에 의한 선택을 구하겠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향후 지방선거나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이기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혁신당과 민주당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는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중 어디에 출마할 계획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어디로 나갈지는 저도 아직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조 전 대표 행보를 보는 민주당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당장 사면·복권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돌아간 모양새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4일(8월 2주 차)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응답률 4.7%·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민주당은 39.9%, 국민의힘은 36.7%로 조사됐다. 지난주 대비 민주당 지지율은 8.5%포인트 하락해 올해 1월 3주 차(39.0%) 이후 약 7개월 만에 30%대 지지율로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6.4%포인트 상승해 양당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3.2%로 좁혀졌다.

리얼미터는 “광복절 특사 논란, 주식 양도세 정책에 대한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3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응답률 5.2%)도 전주보다 5.4%포인트 하락한 51.1%을 기록해, 취임 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조국 사면’이 민심 이반에 얼마나 파장을 미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전략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가장 보수적으로 겸허하게 생각한다”며 “3대(언론·사법·검찰) 개혁을 잘 추진하고 두 건의 정상회담 일정에서 성과를 잘 내면 지지율은 언제든지 또 반등하고 복원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내부적으로는 중도층이 공감 못하는 사면이 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추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조 전 대표와 일정 부분 선을 긋는 듯한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조국 일가의 ‘아빠 찬스’ 등 입시비리 범죄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윤석열에게 더 얻어맞았으니 사면하는 거까지는 오케이. 그렇지만 사면을 입시비리의 용서로 이해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적었다. 그는 “조국 사면 이후 사람들의 침묵을 조국의 아빠 찬스에 대한 ‘동의’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으로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적 셈법도 복잡해졌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쟁탈전이 벌어진다면 민주당으로선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조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 등을 감안하면 차기 대권 구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조 전 대표의 사면과 맞물려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여부 등도 일각에서 거론되지만, 지역구 공천 경쟁·갈등 등이 겹쳐 논의가 쉽지 않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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