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국민 수용성 과락…당 ‘포용·폐쇄’ 기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보좌진 갑질’ 논란에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협조를 국민의힘에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 지도부의 강 후보자 옹호 기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동지적 관점, 식구 같은 개념도 있다’며 관계의 특수성을 거론하며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을 옹호하려 했다는 논란이 인 데 대해 “옹호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 수석은 “대중은 ‘갑질이 맞으니 빨리 사퇴시켜야겠다’는 답을 원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국회 보좌진과 일반 직장의 (내부 갑질 성격이) 어떻게 같을 수 있나. 직업마다 특성이 있고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직장인과 여러 근무 여건이 다르듯 보좌진도 다르다는 것”이라며 “갑질은 당연한 것이라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힘은 물론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강 후보자 임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의혹과 우려는 인지하고 있지만 정책적 역량과 성실성 등을 보고 판단했다”며 국민의힘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현역 의원’인 강 후보자를 향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은 아직 없지만 강 후보자 갑질 의혹을 축소하거나 옹호하는 듯한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김상욱 의원은 23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인터뷰에서 강 후보자에 대해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국민 수용성 부분에 있어서는 과락(科落) 점수를 받는 상태가 아닌가”라며 “한 과목이라도 과락이 되면 합격하기가 힘든 것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강 후보자 문제로 우리 당이 좀 분열되고 고립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당이 포용성을 갖추고 또 열린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갖춰 나갈지 또는 강성 지지층 위주로 폐쇄적인 모습으로 나아갈지 기로에 놓여 있는 시험대”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까지 강 후보자 등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강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지 않더라도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이후 임명할 수 있다. 강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상당하지만 강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과 ‘현역 의원 불패’에 대한 반발 등을 고려해 강 후보자에게 자진사퇴 등 결자해지 권유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강 후보자 관련 상황 변화는 현재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