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강한 야당” 조경태 “인적 청산” 장동혁 “극우 프레임”
당권주자 간 연대 움직임도…안철수·한동훈, 비공개 오찬 가져

국민의힘 새 사령탑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진표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중이다. 주요 당권주자로 분류됐던 인사 대부분이 공개적으로 출마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한동훈 전 대표의 고심만 길어지는 중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주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조경태·안철수·장동혁 의원,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양향자 전 의원 등이다.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나경원 의원은 전날 불출마를 선언했고, 한 전 대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다양한 후보들이 나오면서 이들이 무게를 두고 있는 당의 방향성에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김 전 장관은 전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재판을 해도 대통령 자신이 재판을 안 받는데, 앞으로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어떻게 세워나갈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출사표를 던지며 당내 구(舊) 주류 세력을 겨냥한 ‘인적 청산’을 내세웠다. 그는 “우리 당을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고 간 세력들을 청산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장 의원은 이를 ‘극우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당 대표가 돼 이를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반드시 당 대표가 돼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연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고 했다.
당권주자 간 연대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안 의원과 한 전 대표의 비공개 오찬 이후 이러한 해석이 붙었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찬 회동과 관련해 “당이 대대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주로 얘기했고, 한 전 대표도 거기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연대 가능성에는 “연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이 본인 스스로도 출마할지, 출마를 안 하게 될지에 대해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저는 이해했다”고 부연했다.
한 전 대표는 얼마 전 ‘합리적 보수’를 표방해 온 유승민 전 의원과도 만나면서 당권 도전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어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당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연일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반성과 쇄신이 아니라 극우 인사는 입당시키고 당의 쇄신을 요구하면 입틀막하고 징계하겠다고 엄포 놓는 적반하장식 역주행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극우 정당화의 길은 진짜 망하는 길”이라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여전히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저는 이번에는 지켜보는 게 좋겠다라는 입장이지만,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결정될 것”이라며 “7월 말까지 후보 등록을 해야 되지 않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