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호 혁신안까지 내놨지만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돌발 발언이 더 주목받는 모습이다. 당 중진을 겨냥한 인적 쇄신과 ‘다구리’ 발언 등으로 관련 논란이 확산되면서 내부 분열만 키우고 혁신 동력은 약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2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안에 관한 의원들의 총의를 모을 계획이다. 당초 이날 의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전국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 상황을 점검하고자 하루 미뤄졌다.
현재까지 혁신위원회는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 당헌·당규에 수록 ▲당대표 단일지도체제 채택 및 최고위원제 폐지 ▲당원 주도 인적 쇄신을 위한 당원소환제 도입 등을 혁신안으로 제시했다.
당내에서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당초 혁신은 기존 ‘영남당’에서 탈피해 수도권과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러한 혁신안이 해답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윤 위원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기류도 읽힌다. 윤 위원장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등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거론했는데, 이는 혁신위 내에서 논의된 사안이 아닌 개인 의견이었다. 이후 윤 위원장이 실질적으로 혁신을 추진하지 못하고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시기적으로도 지난주 이재명 내각 첫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몰려있었던 상황에서 총력 대응을 해야 하는데, 내부 분열로 화력이 분산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위원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식의 비판도 제기된다. 그러다 보니 ‘다구리’(집단 괴롭힘 등 행위를 의미하는 속어)라는 다소 과격한 발언들도 나왔다는 것이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다음 달 22일로 정해지면서 당초 8월 말까지로 예정돼있던 혁신위의 조기 활동 종료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처음에는 당원 중심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당 대표 선출은 국민 여론조사 100%로 뽑자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혁신을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혁신안이 혁신안 다워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