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는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갑질 의혹’을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가 ‘갑질 장관’이라며 사퇴를 촉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발목잡기’라며 맞섰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갑질왕 강선우 아웃’이라고 붙인 피켓을 문제 삼으며 의사진행발언권을 요구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여가부 장관을 임명하자는데 피켓을 붙이는 게 어디 있느냐”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조은희·서명옥 의원 등은 “민주당에게 잘 배웠다”고 응수했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면서 이인선 위원장은 양당 간사를 소집한 뒤 시작 15분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는 오전 10시30분 인사청문회를 속개했지만 강 후보자의 자료제출 적정성을 놓고 다시 충돌했다.
여가위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갑질 장관후보자는 사퇴하라”며 “이렇게 자료제출을 겁내는 후보는 장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또 “강 후보자는 여왕인가. 민주당 의원들이 다 그렇게 여왕님 모시듯 피켓을 안 떼면 청문회 못 하겠다고 하나”라며 “강 후보자 본인이 국회 보건복지위원 시절에 복지부 장관 청문회 때 피켓 붙여 놓고 청문회를 한 당사자”라고 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 230건 중 미제출 자료가 96건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정보 제공을 동의하지 않아서 간혹 못 받은 경우는 있어도 인사청문회를 받는 당사자 본인이 미동의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은 자료제출 문제와 갑질 논란을 반박하며 강 후보자를 방어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김행,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28건, 38건을 제출했지만 강선우 후보자는 87건을 제출했다”며 “공동으로 요구한 자료는 거의 다 제출됐다”고 했다.
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조은희 의원이 언론이 있는 곳에서 ‘갑질의원’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며 강 후보자를 질타했다. 강 후보자는 갑질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논란이 된 점을 사과했다.
강선우 후보자는 “차량 관련 물건이나 사무실에서 쓰기 위해 주문한 물품은 택배상자를 뜯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었다”며 “전날 먹던 것을 먹으려고 가지고 내려간 적도 있다. 그 채로 내린 것은 저의 잘못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앞서도 말했지만 이 논란으로 여러가지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분들에 대해선 제 부덕이고,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이날 인사청문회 시작 전 인사청문회장 잎에서 강 후보자의 갑질의혹에 대한 피켓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