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인에게 욕을 하는 '막말남·막말녀' 동영상이 연이어 올라와 많은 시민의 공분을 샀다. 이 같은 노인 경시 풍조는 이미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강원 춘천시의 한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65)씨는 손님을 맞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생계와 적적한 노년생활을 극복하고자 주유소 일을 시작했지만 아들·손자뻘 되는 손님들에게 막말을 듣거나 무시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기가 고장 나 결제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손님은 이유도 묻지 않은채 "아저씨 카드 결제할 줄 아세요?"라며 김씨를 다그치고 짜증을 부렸다.
금융권에서 일하던 김씨는 카드기 작동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손에 들린 기름 주유기를 보면서 입을 닫았다. 노인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의 강도보다 (노인)편견어린 시선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이 나이에 주유원으로 일할지. 하지만 이게 현실"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또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모(67)씨는 "노인이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 젊은 사람들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일한다"며 "이 나이에 한소리 듣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전문가들은 신체적, 사회적 상실감을 겪는 노인들은 정서적 학대로 인해 자아정체성의 위기는 물론 우울증까지 겪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자살을 선택할 확률까지 높아진다고 그 위험성을 지적했다.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 박종팔 관장은 "우리나라는 노인인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본인이 행하는 인권침해 행동들이 사회적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기부터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시키고 관심과 존중, 배려의 자세를 위한 가정 및 학교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