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4일 기관 보고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국방부 등을 대상으로 한 1차 기관 보고에서 군이 윤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있는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지시에 협조하였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계엄과 관련해 민주당이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군의 일반적인 대북 대응 태세도 외환죄를 적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회 내란 혐의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 본부, 방첩사령부 등 8개 기관을 대상으로 보고를 받았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 외에도 구속 수감 중인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당시 계엄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주요 군 관계자 79명이 출석했다. 반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른바 ‘햄버거 모의’ 참석자로 알려진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과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 등은 불참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2023년 말부터 2024년까지 한 일은 골프장에서의 계엄 모의, 관저에서의 계엄 모의 만찬으로 점철돼 있다”며 “김명수 합참의장,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에게 비상대권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추미애 의원은 “내란 준비에 군 골프장이 중요한 장소로 활용됐다”며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의 지난해 군 골프장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6월 삼청동 대통령 안전 가옥(안가) 모임도 쟁점이 됐다. 김승원 의원은 강호필 지상작전사령부 사령관이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면서 지상작전사령부도 계엄 사태에 한 축을 담당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강 사령관은 “제 계급과 직책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며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고 지상작전사령부가 병력 출동이든 어떤 임무를 받거나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위증의 벌을 경고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병주 의원은 박 전 총장을 향해 “12월 4일 1시 30분께 합참 지하실에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제2, 제3의 비상계엄을 할 수 있다고 얘기됐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전 총장은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같은 당의 민홍철 의원은 곽 전 사령관에서 “비상계엄 당시 출동한 군이 18만 발 이상의 탄약을 갖고 출동 대기를 했다”며 “이는 서울을 제2의 광주로 만들려고 했던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법에 외환죄를 추가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야당은 또 이날 기관 보고 시작과 함께 군부대의 계엄 관련 보고와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고 질타했다. 여당은 보안사항에 해당하는 군 기밀까지 요구하는 등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가 과도하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