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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맙시다, 파 '빈둥빈둥 당당하게 니트족으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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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맙시다, 파 '빈둥빈둥 당당하게 니트족으로 사는 법'
  • 손정빈 기자
  • 승인 2014.03.16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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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머리글자인 NEET에서 유래한 니트족은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직업훈련을 받지도 구직 활동을 하지도 않는 무리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다. '백수'라는 편견으로 사회에서 불필요한 존재나 성가신 골칫거리로 인식되는 니트족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 니트족과 관련된 책 또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회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빈둥빈둥 당당하게 니트족으로 사는 법'은 이러한 니트족의 문제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환기할 수 있는 책이다.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을 선동해 일하지 말고 그저 놀기만 하라고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니트족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니트족을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저자 파(아리카와 도모노리)는 일본 교토대 출신 니트족으로 일본 NHK에 출연할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인터넷만 있으면 직업이 없어도 살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니트족이 됐다. 저자의 블로그는 한 달에 약 5만~1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사람들이 파에게 품는 첫 번째 의문은 일본의 명문대학교를 나온 사람이 왜 니트족으로 살아가는 것일까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3년 동안 회사에서 평범하게 일을 했다. 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일하며 살아가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것은 자신이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 수 없어서'였다.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라는 말을 어릴 적부터 납득할 수 없었고, 사람은 일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늘 생각했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그 말이 파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저자는 '사람은 착실히 회사에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다가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방식'이라는 사회규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학교나 사회나 노동에서 고통을 느끼는 세상의 소수파 인생에게는 '아득바득 일하지 않고 살아가는 방식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마음가짐이 살아가는 데 하나의 힌트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파는 모든 사람이 니트족의 삶을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살되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달라고 청한다. "사회에서 당연시하는 코스가 그렇게 절대적이고 유일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지금 느끼고 있는 답답함에 작은 구멍이 뚫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그는 니트족들이 모여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긱하우스'라는 셰어하우스를 만들었고, 그것은 일본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저자는 말 그대로 '니트족'이기 때문에 긱하우스를 통해 사업을 하거나 이익을 챙기려 하지 않고, 오픈소스처럼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흔히 말하는 '청년백수'가 아니라 오히려 '니트족 철학자'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사고방식을 책을 통해 전한다. 한호정 옮김, 260쪽, 1만2000원,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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