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6·4 지방선거를 겨냥, 출판기념회를 앞다퉈 열면서 애꿎은 공무원들이 고민에 빠지고 있다.
'가지 않으면 찍히는 것은 아닌지', '갔다가 상대 후보에게 미운털이 박히는 것은 아닌지', '책값은 얼마나 내야 하는지' 속병을 앓고 있다.
16일 도내 정계·교육계 등에 따르면 김상곤 교육감은 오는 17일 오후 7시 서울 코엑스에서 여는 출판기념회의 초청 엽서를 최근 도교육청 직속기관장 30여명에게 보냈다. 일부 직원은 김 교육감의 측근 등을 통해 받기도 했다.
김 교육감은 초청장에서 "그동안 마음에 두고 있던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참아야 했던 이야기를 선배·동료 여러분과 함께 풀어보고자 작은 북콘서트를 준비했다"며 "이 자리에 저와 함께 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청 공무원들은 수원에서 시간에 맞춰 행사장에 도착하려면 오후 5시께는 출발해야 해야 한다. 근무시간이 6시까지인 것으로 감안하면, 조퇴가 불가피한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불참하면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퇴를 내고서라도 참석할 것"이라며 "기관장이 가면 직원들도 일부 참석하게 돼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한 직원은 "정치행사가 아니어서 참석이나 책 구입이 가능하지만,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책값으로 얼마를 내야 하는지도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 측은 "기관장에게 엽서를 보낸 것은 예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 꼭 참석하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방의원들도 출판기념회도 공무원들에게는 부담이다.
교육감 선거 출마 예상자로 알려진 최창의(경기6) 교육의원은 지난 13일 고양지역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김광래(경기2) 교육의원은 3일 수원에서, 강관희(경기5) 교육의원은 지난달 11일 평택에서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공무원들에게 초청장이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 기념회를 알렸다.
교육의원들은 "책을 전달하기 위해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을 추려서 초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용인시장 출마를 앞둔 최승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역시 지난 13일 용인대학교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 일부 도시공사 직원들은 휴가 등을 내고 참석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전에 함께 일 한 사장이어서 축하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