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향후 정국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서울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에서 이뤄진 만찬에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 10여명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박흥령 경호실장, 수석비서관, 정부비서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8월 취임한 김 실장이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와 만난 것은 취임 두 달여 만이다. 최 원내대표가 먼저 청와대 수석들과 원내대표단이 만나는 자리를 제안하고, 김 실장이 초청하는 형식을 취했다.
2일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없었다"며 "김 실장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 대책과 관련한 법안과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의 법안의 통과를 비롯해 국감 때 잘 좀 해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원내지도부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법안 처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자 김 실장은 "다수결 원칙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 않느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실장은 '왕실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방귀 뀐 것까지 소문이 날 정도로 행동이 조심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실장은 "언론이 나를 과대 포장해서 부담스럽다. 나는 대통령의 뜻을 밖에 전하고, 바깥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전하는 승지(承指) 역할"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밖에 김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보고서를 꼼꼼히 챙기는 만큼 공무원들에게 보고서를 너무 길게 쓰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만찬에서 의원들은 당청 회동을 자주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고, 김 실장도 "앞으로 자주 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