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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뜻있는 곳에 길있어 ”…北 “좋은 작황 곧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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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뜻있는 곳에 길있어 ”…北 “좋은 작황 곧 나올 것”
  • 이원환 기자
  • 승인 2013.08.14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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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40분께 수석대표간 1차회담 종료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7차 남북 실무회담에 참석한 양측 수석대표는 14일 공단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면서도 최대 현안인 공단 가동 중단의 책임소재, 재발방지 등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에 등장한 북측 박철수 대표는 이날 회담을 양측 수석대표 간의 ‘김매기’에 비유하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고, 이에 대해 우리 측 김기웅 대표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며 북측의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악수를 건넨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꼭 20일만에 만났는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운을 뗐다.

박 대표는 특히 이번 회담을 ‘김매기’ 등 농사일에 비유하며 “김 단장과 나나 다 같이 공업지구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메면 될 것 같다. 참 좋은 작황이 곧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충분히 대화할 김을 다 멨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회담을 통해 남측이 적극적으로 토의에 나온다면 8월15일을 앞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띠웠다.

박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19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 포커스 훈련에 대한 비판을 삼가는 등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기류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이 개성 공단 가동 중단의 책임소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지난 6차례 회담이 파행으로 흘렀지만, 이번에는 양측이 한걸음 씩 물러나 '접점'을 찾아보자는 메시지를 에둘러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점을 날씨 변화에 빗대며 남측의 성의 있는 자세를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웅 수석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 6차례 회담을 언급하면서 “오늘 일곱 번째 이렇게 마주 앉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 남북 대표들이 다뤄야할 문제가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런 말이 있듯이 남북대표들이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한 뜻으로 노력한다면 어떤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지난 여섯차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실무 회담 결렬을 부른 ‘책임소재’와 ‘재발방지’와 관련, 북측이 전향적 태도를 취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측도 화답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회담은 양측의 모두 발언이 끝나고, 오전 10시 4분께 시작했다. 양측은 이후 비공개로 오전 전체회의를 진행, 회의 시작 26분 만인 10시30분께 한 차례 정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1시 40분 께 수석대표간 1차 접촉을 종료했다.

앞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오전 7시께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전 "오늘 회담에 임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측 대표단과 기자단 등 41명은 오전 8시33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 8시53분께 개성공단에 도착했다. 남북 대표단은 오전 전체회의 후 12시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2시부터 수석대표 접촉과 전체회의 등을 통해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기웅 대표가 이날 회담에 앞서 미소를 띠는 등 여유있는 태도를 보인 데 반해, 북측 박철수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악수를 건넸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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