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빵과 이토록 맛좋은 커피가 있었다니. 소문만 듣고 내로라하는 고급카페들이 즐비한 홍대앞도 아닌 서울 연남동 주택가까지 찾아들어간 보람이 있었다.
청기와 웨딩홀 사거리 안쪽, 서울 마포구 연남동 564-37, 널찍한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두다트’(02-334-3876)다.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의 ‘다트 커피’를 2011년 국내 도입하면서 다트 커피에 없는 100% 무방부제의 건강하고 맛있는 빵과 양과자를 더해 ‘커피 & 베이커리 카페’를 표방하면서 이름도 ‘두다트’로 지었다.
잘 가꿔진 정원을 가로질러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빵의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와 커피의 진한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후각부터 즐겁게 한다. 홀 한 쪽으로 카운터가 있고 그 앞으로 빵이 진열돼 있다. 손님은 이곳에서 빵이나 커피 등을 주문한 뒤 앉아서 먹거나 테이크아웃하면 된다.
왼쪽에는 로스팅 룸, 오른쪽에는 베이킹 룸이 자리한다. 두 곳 모두 유리로 돼 있어 누구나 밖에서 커피 원두를 볶거나 빵을 반죽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품의 품질과 위생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 듯해 만족스러웠다.
‘콜롬비아’, ‘과테말라’. ‘브라질’, ‘예가체프’(에티오피아), ‘만델링’(인도네시아), ‘코스타리카’ ‘케냐’, ‘더치’ 등 다양한 드립커피를 비롯해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에스프레소 콘파냐’, ‘아메리카노’, ‘캐러멜 마키아토’ 등 에스프레소들을 맛볼 수 있다. 모두 각 산지 농원에서 직수입한 생두를 직접 로스팅한 뒤 뽑아낸다. 덕분에 한결 살아있는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빵은 일본 오사카 출신 제빵 장인 마에자와 츠토무(44)가 직접 만든다. 애칭 ‘무짱’으로 통하는 그는 10대 초반이던 1984년 입문해 지난 30년 동안 빵만 만들어왔다. 미혼인 츠토무는 2001년부터 시즈오카 현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던 중 평소 좋아하던 나라인 한국에 자신의 빵을 소개하겠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동생에게 맡기고 우리나라로로 왔다.
‘생크림 식빵’, ‘곡물 식빵’, ‘바게트’, ‘밀크 프랑스’, ‘크림 단팥빵’, ‘호두 단팥빵’, ‘호두빵’, ‘버터크림빵’ 등 어딘가에서 먹어본 듯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듯한 빵들부터 ‘너비아니 샌드위치’, ‘올리브빵’, ‘타코야키빵’, ‘야키소바빵’, ‘오야코빵’ 등 그 동안 맛볼 수 없었던 독특한 빵까지 30여 가지 빵을 매일 만든다. 그의 자랑은 ‘미니식빵’ 3종이다. 일반 식빵의 미니 버전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치즈, 코코아, 메이플 등 3종으 내놓는다. 뽀얀 속살 속에 줄처럼 치즈, 코코아, 메이플 시럽이 마블링돼 고소하거나 달콤하거나 향긋한 맛을 선사한다.
일본 제과 장인인 미토 나츠키(70)가 40년 손맛으로 만드는 양과자도 놓쳐서는 안 된다. ‘망고무스 케이크’, ‘초콜릿 무스 케이크’, ‘호두 타르트’, ‘레어치즈 케이크’, ‘아만도 비스킷’, ‘사브레 쿠키’, ‘피칸 쿠키, ’바스크 쇼콜라’ 등 20여종이 준비된다.
다이어트 중이라도 이 집에 갔다면 잠시 잊고 코가 향하는대로, 손이 가는대로, 입이 원하는대로 그냥 두자.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 것이 다이어트 때문에 꾹 참기에는 미각이 먼저 움직인다. 아예 이 집에 안 가면 안 갔지, 가서 참기에는 아까운 메뉴들이다. 최소한 커피 한 컵에 빵 한 조각, 케이크 한 조각 정도는 평소 다이어트 때문에 고생하는 나를 위해 이 집에 왔을 때만큼은 과감히 놓아주자.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주택가 안쪽에 깊숙이 들어서 있지만 이미 서서울 지역에서는 맛과 멋을 아는 주부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차는 가게 앞에 10대 가까이 세울 수 있다.
